'인쿠시 신드롬'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 '통곡의 벽' 앞에서 마이너스 공격 효율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5. 12. 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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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높은 벽 실감, 외국인 선수는 잠재력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인쿠시가 노란과 리시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정관장의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 인쿠시는 최근 종영된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선수다. 몽골 출신의 그녀는 귀엽고 선한 외모로 관심을 끌었고, 김연경 감독의 지도로 기량이 급성장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8일 정관장의 부름을 받고 꿈에 그리던 V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인쿠시 효과인가.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정관의 경기가 전석 매진됐다. 현대건설 홈팬들 뿐 아니라 정관장을 응원하는 원정 팬들도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정관장의 경기가 전석 매진 됐다 / 한국배구연맹(KOVO)
인쿠시가 카리의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장 곳곳에서 인쿠시를 응원하는 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인쿠시 효과는 확실했다. 정관장 경기의 관중 수는 늘어났고, TV 시청률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정관장의 평일 평균 관중 수는 1,503명이었다. 그런데 인쿠시의 데뷔전 GS칼텍스 전에는 2,344명이 입장했다. 그리고 수원 원정 경기는 매진을 기록했다. TV 시청률도 마찬가지다. 시청률 전문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인쿠시의 데뷔전 정관장과 GS칼텍스와의 경기의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이 1.41%였다. 이는 올 시즌 남녀 배구를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쿠시 효과'는 V리그 흥행 측면에서는 완벽한 성공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으로 보면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인쿠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아직 많은 부족함을 드러냈다. 프로 데뷔전인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11점을 올리며 공격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리시브 효율이 6.06%에 그치며 수비에 약점을 보였다. 정관장의 올 시즌 리시브 효율이 전체적으로 저조한 상황이긴 하지만 인쿠시의 리시브는 V리그 최하위권 지표였다.

그런데 25일 수원실내체육관 열린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강점으로 평가받던 공격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인쿠시의 득점은 단 3점이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인쿠시는 1세트부터 현대건설의 '통곡의 벽' 앞에서 작아졌다. 카리, 양효진, 김효진이 버틴 높은 블로킹에 번번이 걸렸고, 블로킹을 피해 때린 공은 김연견, 자스티스의 촘촘한 수비에 잡혔다.

인쿠시가 경기 전 환하게 웃으며 몸을 풀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결국 이날 인쿠시는 3점, 공격 성공률 17.65%에 그쳤다. 특히 공격 효율 -5.88%로 현대건설에 완벽히 막혔다. 공격 점유율이 10.49%인데 공격 효율이 마이너스라는 건 팀 공격을 깍아 내렸다는 지표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4.76%로 낙제점이었다.

배구 예능에서 김연경 감독의 사랑을 받으며 잠재력을 보여줬던 인쿠시지만 프로의 높은 벽에 고개를 떨궜다. 두 경기만 놓고 보면 냉정히 말해 공.수 모두 아직 프로 수준이 아니다. 물론 인쿠시는 추후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하지만 그녀는 기존 아시아쿼터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수혈된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다. 당장 팀의 공격 한 부분을 맡아줄 수 있는 기량이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는 국내 신인 선수들처럼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프로 무대는 경험이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

인쿠시가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기를 거듭하면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쿠시 신드롬'은 지나가는 유행처럼 거품같이 사라질 수 있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인쿠시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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