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창섭입니다

아레나옴므플러스 2025. 12.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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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인기 차트부터 뮤지컬 무대까지. 이창섭의 가장 큰 무기는 다재다능함이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아주 간단한 문장 하나로 소개했다. 전국 투어 <EndAnd> 도중에 만난 이창섭, 그는 언제까지나 가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하죠. 평생 할 거예요.
내 목소리를 연구하면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
보컬리스트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팬츠 준지, 니트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창섭'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가 많아요. '비투비' '예능인' '솔로 가수' '뮤지컬 배우' 등등.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어요.
'안녕하세요, 가수 이창섭입니다.' 이렇게 소개할 거예요. 요즘은 전국 투어가 한창이라 온전히 가수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제 본업은 늘 가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11월부터 단독 콘서트 <EndAnd>를 진행 중이죠. 이창섭 콘서트만의 재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깔롱' 부리는 거, 감성 건드리는 거, 팔짝팔짝 뛰는 거. 저 혼자서 다 합니다. 실컷 웃고, 울고, 뛰어놀고 싶으면 오세요. 특히 이번 콘서트는 끝났을 때 영화를 한 편 보고 나온 기분이 들었으면 해요. 지루할 틈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준비했거든요. 특히 깔끔하게 끝나는 마무리가 이번 콘서트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연이 끝났을 때 영화 한 편 본 느낌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콘서트 준비를 할 때는 늘 팀원들과 수없이 회의를 나눠요. 그때 시작과 마무리를 영화처럼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죠. 보통 콘서트 마무리는 가수가 인사하면서 자연스럽게 끝나잖아요. 반대로 이번 콘서트는 음악이 끝나는 동시에 무대를 암전해서 끝내기로 했어요. 마치 엔딩 크레디트처럼요. 공연의 시작도, 마지막 순간도 강렬하게 준비하고 싶었어요.

그만큼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재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날것의 재미가 있죠. 이번 전국 투어는 서울 장충체육관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돌거든요. 서울 콘서트는 아무래도 첫 회차여서 미리 약속된 설정이 꽤 됐지만, 지방 공연에서는 즉흥적인 요소를 많이 집어넣기로 했어요. 그 점이 즐거웠습니다.

이를테면요?
미리 약속하지 않고 어느 순간 객석으로 가서 관객을 만나거나, 기존 세트리스트에 없던 노래를 추가해서 부르는 식으로요. 그 즉흥성이 관객분들에게는 더 생생한 느낌으로 전해질 거라 생각했어요. 드리브가 많이 추가되는 거네요. 그렇죠. 다만 저랑 관객은 즐거운데, 스태프분들께 죄송하죠.(웃음) 제가 애드리브를 할 때마다 식은땀 흘리실 거예요.

이번 콘서트는 제목도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EndAnd>.
미니 앨범 <이별, 이-별>에 수록된 곡 제목이에요. 'ENDAND'는 제가 직접 제목과 가사를 썼는데요.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메시지가 이번 콘서트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연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지는 콘서트인 만큼,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1년을 기약하고 싶었습니다.

말씀대로 작사도 꾸준히 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랫말을 고른다면요?
'ENDAND' 가사가 생각나네요. 후렴구에 '슬퍼 말아 우린 여전히 I still love you 오늘을 넘어 언젠가 / 이 자리에 그때 다시 네 번의 계절을 지나 결국에 우린 만나게 될 거야'라는 노랫말이 있어요. 사실 처음 쓸 때부터 이번 콘서트 엔딩곡으로 생각했거든요. 저 역시 'ENDAND'를 부를 때마다 그 뜻을 되새김질하고 있어요. 요즘 가장 자주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뜬금없는 질문인데 요즘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늘 하는 생각이야 똑같죠. 어떻게 하면 노래를 더 잘 부를 수 있을까.

경력이 많은데도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럼요. 매일매일 하죠. 평생 할 거예요. 내 목소리를 연구하면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 보컬리스트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데뷔할 때랑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면 어때요? 실력이 많이 늘었나요?
아유, 엄청 많이 늘었죠. 애초에 노래를 잘해서 가수가 됐으니, 노래 실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줄 알았거든요.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다른 것도 같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음악을 고르고 듣는 방식이 달라졌거든요. 무대 위에서 곡을 표현하는 방법도 많이 늘었다고 느껴요. 불필요한 건 덜어내고, 필요한 건 더 쌓았어요. 적어도 저는 지금의 이창섭 보컬이 예전의 이창섭 보컬보다 마음에 들어요.

사람마다 '노래 잘한다'의 기준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가수 이창섭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어요.
전달을 잘하는 사람. 그게 가사일 수도, 음정일 수도, 감정일 수도 있죠. 노래 하나에도 수많은 음표가 있잖아요. 모든 곡에는 저마다 전달하고자 하는 요소가 있죠. 그 요소를 잘 전달하는 사람이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정말 노래 잘 부른다' 하는 가수를 고른다면요?
아주 많죠. 임재범 선생님, 이승철 선생님, 성시경 형님, 김광진 선생님. 이분들도 공통점을 찾아보면 창법은 제각기 다르지만, 앞서 말씀드린 '전달'에 있어 탁월한 가수라는 점이에요.

코트·팬츠 아미, 안경 젠틀몬스터, 신발 발렌시아가, 니트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 톱·신발 모두 발리, 팬츠·스카프·양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만일 이창섭의 노래를 한 번도 듣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 곡을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어요?
'33'. 서른세 살의 이창섭이 품은 생각을 담은 곡입니다. 저는 늘 동기부여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이 음악 덕분에 힘을 얻었어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하는 곡들이 있잖아요. '33'도 그런 곡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여겨요.

이창섭에게 그런 가수는 누구였어요?
마이클 잭슨이죠. 지금까지 누구도 따라 할 수조차 없는 가수잖아요. 특히 마이클 잭슨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노래들을 많이 불렀고요. 'Heal the World' 'We Are The World' 'Man In The Mirror'가 그렇죠. 그 곡들을 들으면서 '나도 저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고요.

요즘 이창섭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노래가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잠시만요, 한번 볼게요. 음··· 일단 성시경 형님의 '난 좋아'. 그리고 나얼 선배님의 '걸음을 멈추는 날'. 어반자카파 선배님들의 '코끝에 겨울'. 요즘은 발라드 위주로 듣고 있어요.

스스로는 이창섭이 어떤 장르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나요? 
저 스스로는 '록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부르기 좋아하는 것도 역시나 록이에요. 원 오크 록, 니켈백 같은 록밴드를 오래전부터 좋아해왔거든요. 그런데 요즘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어요. 어쩌면 좋아하는 게 록이고, 잘하는 건 발라드일 수 있겠다. 관객분들도 '발라드 부르는 이창섭'으로 더 많이 알고 계신 것 같고요.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걸 꼭 구분 지을 필요는 없죠. 잘하는 건 더 잘할 수 있게, 좋아하는 것도 잘할 수 있게 노력한다면 충분히 둘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서운하진 않아요?
전혀요. 어떤 형태로든 제가 부르는 음악을 좋아해주신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뮤지컬에서도 여러 캐릭터를 맡았죠. 특히 애정이 가는 캐릭터도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맡았던 뮤지컬 <멤피스>의 '휴이'가 그래요. 몇 년 전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서 맡은 '다윈'도 아끼는 캐릭터고요. 휴이랑 다윈은 정반대예요. 휴이는 하루 종일 텐션이 높고 경쾌한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다윈은 한없이 어두운 면을 갖고 있거든요. 서로 아예 다른 캐릭터라 더 마음에 남는 것 같네요.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욕심낼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욕심도 날 듯한데.
그럼요. 매체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빌런으로. 제가 한 번도 악역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이유 없이 나쁜 놈들 있잖아요. '이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사연으로 악인이 됐다' 하는 일말의 연민도 없이 그냥 나쁜 놈. 그런 역할 한번 해보고 싶어요.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입학 당시 600:1 경쟁률은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잖아요. 더 레이의 '가슴소리', 어셔의 'Something Special'을 불렀다고 들었는데, 전형적인 입시곡은 아닐 것 같거든요. 선정 기준이 궁금했어요.
사실 별다른 전략은 없었어요. 그냥 당시에 제가 좋아하던 노래를 불렀거든요.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부르고, 가장 잘 부른다고 생각한 곡들. 아, 사실 한 곡 더 있어요. 교수님들이 한 곡만 더 해보라고 하셔서 김건모 선배님의 '잔소리'를 불렀어요. 합격할 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그래서 더 실력을 잘 발휘한 것 같아요.

만일 지금 입시 실기를 본다면 어떤 노래를 부를 것 같아요?
지금 부른다면··· 성시경 형님의 '난 좋아'. 이유는 같아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고,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

워낙 노래를 잘하니 물어볼게요. 노래는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요?
많이 들어야 돼요. 부르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야 됩니다. 그냥 지나치듯 듣는 게 아니라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듣는 연습을 해야 해요. 처음에는 그게 뭔 소리야 하고 듣겠죠.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면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분명 열 번째까지는 안 들렸는데, 열한 번째부터 이 가수가 숨을 언제 쉬는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00번 1000번 들으면 귀가 열려요. 내가 받아들이는 음악이 많아야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공부랑 똑같다고 할 수 있어요. 지름길을 찾지 말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죠. 

많이 부르는 것만큼 많이 들어야 한다.
많이 부르는 건 기본값이에요.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는, 그냥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사실 많이 듣는 것도 기본값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요즘은 노래도, 영화도, 유튜브도 3분 이상 집중하기 힘든 시대잖아요. 그걸 참아내고 온전히 한 곡을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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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실용음악 학원 '창꼬'도 운영 중이죠.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궁금해요.
노래를 주식 그래프처럼 부르지 마라. 모든 멜로디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생각하고 불러라. 올해로 창꼬를 연 지는 3년째 인데요. 사실 학원 차리는 건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일이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3년 차면 슬슬 아웃풋이 나오겠네요.
올해 호원대 실용음악과 한 명 보냈어요. 호원대 졸업한 선생님이 제자를 호원대 보냈다. 그 사실이 엄청 기쁘더라고요.

가수로서 느끼는 보람과는 확실히 다를 것 같네요.
엄청요. 제가 대학교에 갈 때는 몰랐는데, 막상 제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에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무척 기쁘더라고요. 나도 이만큼 기쁜데, 부모님은 얼마나 기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만일 이창섭이 실용음악과 교수가 되면 어떤 수업을 가르칠지도 궁금하네요. 
글쎄요. <싱어게인> 같은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계속 노래하는 수업. 보컬 전공자는 결국 노래 실력 하나로 평가받아야 하잖아요. 서바이벌을 통해서 학생들이 노래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2026년이면 데뷔한 지 15년 차죠. 그간의 커리어를 돌이켜봤을 때 정말 중요했던 선택이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했던 건 뮤지컬에 도전한 것. 이 도전이 없었다면 음악적으로 더 성장하지 못했을 거예요. 뮤지컬 음악만의 특별함이 있잖아요. 사실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저 막연했는데, 뮤지컬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수로서도 큰 성장을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도전이 중요해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내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도 하니까요.

가수로 활동하면서 '이 일을 하길 참 잘했다' 싶은 순간이 있다면요?
솔로 콘서트 할 때 느껴요. 모든 공연이 그렇지만, 솔로 콘서트는 혼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창섭 한 명을 보러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느낄 때 생각하죠. 가수 하길 정말 잘했다. 사실 저는 가수가 된 후로는 한 번도 '이 길이 맞을까' 고민한 적이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과분할 정도로 행복한 직업이죠. 그래서 저는 스스로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가수는 어떤 가수라고 생각하세요?
정확히 전달하는 사람. 음악으로 전할 수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건네는 전달자. 그게 좋은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다시 15년이 흘렀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가수'. 가수 이창섭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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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전달하는 사람.
음악으로 전할 수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건네는 전달자.
그게 좋은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레더 셔츠·타이 모두 르메테크 제품.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er 김지영
Stylist 임경집
Hair 도건(미장원BY태현)
Make-up 하나(미장원BY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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