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이 전투함으로?”…中 갑판 가득 미사일, 이게 끝일까 [밀리터리+]

갑판 가득 미사일 컨테이너…중국, 상선 무장화 카드 꺼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중국 화물선 갑판에 컨테이너형 수직발사체와 레이더, 근접방어체계로 보이는 장비들이 설치된 모습. 상선을 전투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무장 화물선’ 개념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인터넷 캡처

중국이 중형 화물선 갑판 전체를 컨테이너형 수직발사체로 채운 무장 상선 구상을 공개하며 해군 전력 확장의 또 다른 경로를 드러냈다. 상선을 필요에 따라 즉각 전투함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도를 시각적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은 25일(현지시간) 중국 화물선 한 척의 갑판에 컨테이너형 수직발사 셀 60기가 탑재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레이더와 근접방어체계까지 함께 설치된 이 구성은 상선을 단순 수송 수단이 아닌 즉각적인 전투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화물선 갑판에 설치된 레이더와 근접방어체계로 보이는 장비를 확대한 모습. 컨테이너 위에 센서와 방어 무기를 얹어 상선을 전투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구상이 드러난다. 중국 인터넷 캡처

공개된 이미지에서 컨테이너들은 화물 적재용이 아니다. 컨테이너들은 무장을 담는 동시에 센서와 무기 거치대 역할을 맡으며, 갑판 위에 임시 상부구조물처럼 배열됐다. 함교 전방에는 대형 회전식 위상배열 레이더가 컨테이너 3개 위에 설치됐고 반대편에는 돔형 레이더 또는 통신 장비로 보이는 체계가 컨테이너 2개 위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배치는 단순한 ‘무기 적재’가 아니라 탐지–지휘–요격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읽힌다.

중국 화물선 갑판에 설치된 레이더와 근접방어체계로 보이는 장비를 확대한 모습. 컨테이너 상부에 센서와 방어 무기를 배치해 상선을 전투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구상이 드러난다. 중국 인터넷 캡처

선수 쪽 상단에는 30㎜ 근접방어체계가 설치돼 접근하는 미사일과 항공 표적에 대응한다. 그 아래 양현에는 기만장비 발사기가 배치됐다. 갑판 곳곳에 놓인 원통형 장비는 비상 구명설비로 보이며 무장 운용에 따른 승조원 증가 가능성을 고려한 구성으로 해석된다.

◆ 핵심은 60개 발사칸 수직발사체…방공 임무 염두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갑판을 가득 메운 컨테이너형 수직발사체다. 발사 모듈은 5열·3열로 배치됐고, 각 모듈마다 대형 발사관 4개를 수용해 총 60개 발사칸 규모를 이룬다. 대형 레이더가 함께 설치된 점을 고려하면, 이 선박은 단순한 ‘미사일 저장선’이 아니라 지역 방공 임무를 수행하는 전방 경계함 성격에 가깝다. 컨테이너형 구조 특성상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여지도 남아 있다.

워존은 이번 구성이 실제 작전 배치용인지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매체는 사진 공개를 위해 꾸민 개념 시연용 또는 모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레이더와 근접방어체계의 고정 강도, 선체 구조와의 간섭 문제, 무엇보다 전투체계 통합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무장을 올려두는 것과 이를 유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컨테이너형 수직발사체로 보이는 장비들이 갑판을 가득 메운 중국 화물선의 또 다른 각도. 상선을 전투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무장 화물선’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인터넷 캡처

그럼에도 이러한 구상이 지니는 전략적 의미는 분명하다. 중국은 방대한 상선단과 압도적인 조선 능력을 바탕으로 필요할 경우 민간 선박을 군사 플랫폼으로 전환해 전력을 단기간에 증강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에도 상선과 특수 선박을 군사적 용도로 활용하는 훈련과 실험을 공개해 왔다.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는 중국군이 상선을 해상 중계 플랫폼이나 임시 이착함 기지로 활용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포착돼 왔으며 이러한 사례들은 상선의 군사적 활용이 단발성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상선·특수 선박을 군사적 용도로 활용하는 장면을 담은 엑스(X) 게시물 화면. 워존(TWZ)이 보도한 ‘무장 화물선’ 개념과 유사한 실험이 과거에도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엑스(X) 캡처

워존은 이번 ‘무장 화물선’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컨테이너형 무장 체계가 지난 10년 동안 실험적 개념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전력 확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중국은 이를 대규모로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을 이미 갖췄다고 평가했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