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가족도 성탄절을 놓치지 않게”…아르헨티나 대규모 연대 만찬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회 앞에서 노숙자 및 취약계층을 초대한 성탄절 만찬 행사가 후안 그라보이스 아르헨티나 하원의원 소속 사회활동 단체 주관으로 개최됐다.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사회운동 단체들이 성탄절을 맞아 수천 명의 노숙자와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대규모 연대 행사를 열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회의사당 앞에서 ‘그 어떤 가족도 성탄절을 놓치지 않게’라는 이름의 성탄절 만찬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숙인과 주거지가 없는 가족 등 주최 측 추산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9년째 이어져 온 연례 연대 행사로, 올해는 부에노스아이레스뿐 아니라 라플라타 등 전국 여러 도시의 광장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주최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행사를 “세계에서 가장 큰 성탄절 행사”라고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성탄 전야 만찬을 함께 나누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주최 측은 사회·경제적 상황 악화로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노숙 상태의 시민들과 집이 없는 가족 4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누고 건배하며, 빈곤이 확대되는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피난처가 되는 축제의 시간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남반구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 한여름에 맞는 성탄절은 가장 중요한 명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행사는 24일 오후부터 시작됐으며, 주최 측은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아사도(소고기 바비큐)를 메인으로 한 3코스 성탄절 만찬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이동식 샤워 시설과 미용 서비스, 의료 지원 공간도 마련됐다.

어린이를 위한 별도 공간에서는 놀이 프로그램과 산타클로스 방문 행사가 열렸고,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이 전달됐다.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돼 민중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야당 연합 ‘조국을 위한 연합’ 소속 하원의원이자 사회운동가인 후안 그라보이스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음식 지원을 넘어 개인주의와 사회적 배제에 맞선 연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