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조사 뒤 “유출 없다” 일방 발표한 쿠팡… 정부 “확인 안 돼”

두 달 만에 이용자 수 1400만 명 아래로
대통령실이 휴일인 성탄절에 회의를 소집하고 TF 격상을 발표한 데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선 쿠팡의 '셀프 조사 발표'를 "선 넘은 행동"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국민 정서를 건드린 만큼 제대로 손봐야 한다는 기류도 읽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식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그 대상인 사기업이 일방적으로 관련 내용을 공표한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시민 반응도 싸늘하다. 쿠팡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는 최근 2주간 감소 추세다. 데이터 기술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19일 쿠팡 일일 활성 이용자 수 추정치는 1488만2151명이다(그래프 참조). 쿠팡 일일 활성 이용자 수가 1400만 명대로 떨어진 것은 10월 25일(1490만7800명)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아직 쿠팡을 탈퇴하지 않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12월 말 청문회까지 지켜보는 중"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한 경력이 있는 최모 씨(33)는 "저렴한 물건을 주문해도 배송비가 붙지 않는 곳은 쿠팡과 테무 정도뿐인데, 테무는 제품 품질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쿠팡을 계속 사용 중이다. 하지만 수년간 써온 와우 멤버십과 등록된 결제 수단은 해지하고 현재 일회성 결제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범석 의장이 12월 30일과 31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는지 지켜보고 탈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사태 해결을 위한 쿠팡의 대응 방식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가격 메리트와 배송 속도 등 편의성을 이유로 쿠팡을 떠나지 못하는 소비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20대 최모 씨는 "쿠팡이 보내온 사과 문자메시지가 마치 '이 정도 정보밖에 안 털렸어'라고 얘기하는 듯해 실망스러웠고, 쿠팡이 사고에 책임감 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느낀다"면서도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비해 쿠팡 물건이 싸고 배송도 빨라 플랫폼을 갈아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정보 유출 기업들도 사후 대응 똑바로 안 해"
최근 쿠팡에서 전기장판을 샀다는 김모 씨(30)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워낙 자주 일어나다 보니 사고 발생 자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나오지 않고 보상 방안에 대한 안내도 없는 등 쿠팡이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쿠팡에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쿠팡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쿠팡을 이용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씨는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니 쿠팡 물건이 가장 싸 쓰게 됐다"고 답했다.쿠팡의 대응에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쿠팡 사고 전에도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생각해 쿠팡 사고로 인한 추가 피해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까지 잘 이용하고 있다는 김모 씨(30)는 "신용카드사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상황이라 이미 내 정보가 쿠팡 사고 전부터 여기저기 공개돼 돌아다녔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쿠팡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별 문제의식이 없었다"며 "결제 수단으로 등록해둔 카드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이상 사용한 와우 멤버십을 지금도 유지 중이라는 40대 정모 씨는 "쿠팡 이전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다른 기업들도 사후 대응이 모두 미흡했던 터라 김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게 다른 기업에 비해 특별히 불성실한 대응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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