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 첫 성탄 메시지 “고통받는 타인과 연대한다면 세상은 변할 것”

배시은 기자 2025. 12. 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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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25일(현지시간) 성탄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이후 첫 성탄 메시지에서 세계 각지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의 중앙 발코니에 서서 광장에 모인 2만6000여명에게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전 세계에) 강복을 하며 첫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모든 사람이 겸손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면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타인의 고통 속으로 진정으로 들어가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한다면 세상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님은 가자지구의 주민들처럼 모든 것을 잃은 이들, 예멘 사람들처럼 굶주림과 빈곤의 제물이 된 이들, 지중해를 건너거나 미주 대륙을 가로질러 다른 곳에서 미래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수많은 난민 및 이주민과 자신을 동일시하셨다”며 가자지구와 예멘, 이주민들을 언급했다.

그는 또 레바논·팔레스타인·이스라엘·시리아의 “정의와 평화, 안정”을 촉구했고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수단·남수단·말리·부르키나파소·콩고를 언급하며 전쟁과 불의, 정치적 불안, 종교적 박해 및 테러에 희생된 사람들에게 “평화와 위로”를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평화는 오직 대화를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독백을 멈추고 경청을 통해 풍요로워지며 타인의 인간성 앞에 무릎을 꿇을 때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단했던, 여러 나라 언어로 성탄 인사를 하는 전통을 부활시켰다.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그는 모국어인 영어와 선교사 및 대주교로 봉직했던 페루의 언어 스페인어로 인사할 때 특히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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