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다왔어?"보다 "뭐하고 왔어?"…여행이 확 달라졌다 [트래블톡]
인바운드, '경험' 쫓아 거점 이동
아웃바운드, 현지 경험이 선택 기준으로

올해 한국 여행시장은 여행자의 선택 기준과 소비 방식이 여행 단계와 목적에 따라 한층 정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행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어디를 갔는가'보다 '무엇을 경험했는가'가 여행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여행 시장은 이처럼 구조적으로 재편된 해로 꼽힌다.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를 가리지 않고 여행자의 선택 기준이 세분화됐으며 항공·숙소 중심이던 소비 구조는 체험·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무엇을 보고, 타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지가 관광객 유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인바운드, '단일 도시'에서 '연계 경험'으로

인바운드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거점 중심 이동이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 트릿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의 KTX 예약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울과 부산 같은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경주, 대전 등 인접 지방 도시로 이동하는 수요도 확대됐다. 이는 한국 여행이 한 도시를 방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지역을 연결해 경험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체류 동선이 확장되고, 지역 간 연계 경험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 행태는 여행 준비 단계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여행 정보를 탐색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서울N타워, 명동 난타 공연 등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와 공연 콘텐츠가 여전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반면 실제 클릭과 예약으로 이어지는 선택 단계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지역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을 처음 인식하는 단계에서는 대표 관광지가 관심을 끌지만, 직접 즐길 수 있는 '경험'이 결국 최종 선택을 이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한 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출발지 다변화다. 업계에서는 올해 방한 외국인 수가 1870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중국 본토, 타이완, 베트남, 홍콩 등 주요 방한 시장 전반에서 한국 여행 수요가 확대됐고 일부 소도시에서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특히 도쿠시마, 다퉁, 가고시마, 구마모토, 타슈켄트 등에서는 지난해 대비 한국행 항공권 예약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는 해당 도시에서 한국 직항 노선이 신설, 확대되며 방한 접근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 대도시 중심의 유입 구조에서 벗어나 출발지와 유입 경로가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아웃바운드 짧고, 밀도 높게

해외여행에서도 소비방식 변화가 뚜렷했다. 트립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여행자의 투어·티켓 예약은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해외여행에서도 숙소와 이동을 넘어 현지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짧은 일정 안에서 명확한 테마를 즐기는 단거리 여행 수요가 확대, 짧지만 밀도 높은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은 테마파크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중심으로 높은 선호도를 유지했다. 또한 도쿄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구마모토, 가고시마 등 소도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무비자 입국 시행 이후 한국인 여행객이 대거 늘어난 중국 역시 상하이, 칭다오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며 아웃바운드 여행지로서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여행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색 액티비티 예약률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변화를 여행자의 선택 기준이 체험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의 경우 단순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찐 한국'을 체험하기 위해 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상 체험형 관광이 뜨고 있다"며 "한국인의 해외여행 역시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투어 등 체험 요소에 집중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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