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끝까지 책임지는 정치- 박해영(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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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수확한 뒤 손질을 하다 큰 상처를 입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빼떼기죽이 떠올라 무심코 손을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정치와 행정의 책임은 결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새해에도 필자는 의정의 현장에서, 판단의 순간뿐 아니라 그 이후까지 살피는 책임 있는 정치로 주민들의 일상과 공동체를 지켜내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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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수확한 뒤 손질을 하다 큰 상처를 입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빼떼기죽이 떠올라 무심코 손을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잠깐의 방심이었고, 손가락을 꿰매는 데 적지 않은 치료가 필요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며 회복됐지만, 그 과정은 저절로 흘러가지 않았다. 적절한 조치와 관리, 그리고 회복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봉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고,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문제는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이 경험은 자연스레 한 해의 의정활동을 돌아보게 했다. 정책과 행정의 결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선의로 출발한 판단이라 해도 충분한 검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년간 추진돼 온 일부 공공사업에서 보듯 누군가에게는 불편과 부담으로 남는다. 중요한 것은 결정의 명분보다 그 결정 이후 현장에서 드러난 결과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이미 드러난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예산과 일정이 촉박했던 사업일수록 추진 과정에서 충분히 조율되지 못한 의견들이 뒤늦게 민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오래 남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점이었다.
정치와 행정의 책임은 결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의정 현장을 지켜보며, 충분히 듣지 못한 판단은 결국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해 왔다. 이후의 점검과 보완까지 책임의 범위로 삼지 않으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 점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과정의 무게를 먼저 따지는 정치, 결정 이후까지 책임을 감당하는 행정이 공동체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믿는다.
새해에도 필자는 의정의 현장에서, 판단의 순간뿐 아니라 그 이후까지 살피는 책임 있는 정치로 주민들의 일상과 공동체를 지켜내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2026년 새해가 경남도민 모두에게 건강하고 평온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박해영(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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