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와 시도] 대서양 섬으로 간 부산 이팝무용단, K-예술 붐 일으키다

조봉권 선임기자 2025. 12. 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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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리페'를 검색하니 이런 내용이 뜬다.

굳이 '한국인에게 생소하다'고 설명할 만큼 멀고 아득한 느낌을 주는 테레리페에서, 부산 중견 춤 예술가 박연정 이팝무용단 대표는 설치·조형예술가 이정윤 붐빌(BOOMVILL) 대표와 함께 지난해와 올해 가을 각각 3주 동안 공연과 교류 활동을 펼쳤다.

아프리카 대륙 한쪽 귀퉁이, 망망한 대서양에 떠 있는 섬 테네리페와 해양 도시 부산의 예술가들이 3년에 걸쳐 교류할 수 있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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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무용단 대표 박연정

- 부산 중견 춤 예술가인 박 대표
- 설치·조형작가 이정윤 대표와
- 테네리페 섬서 2년째 예술 교류

- 현지 페스티벌 참석 공연 계기
- 총 감독 “공연 더 해보자” 제안

- 한국풍 창작춤 ‘하얀 그림자’ 등
- 현지 신문에 보도될 만큼 인기

‘테네리페’를 검색하니 이런 내용이 뜬다. “테네리페(Tenerife) 섬은 아프리카 서북쪽,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섬으로, 한국인에게는 생소하지만 북유럽인들에게는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가 유명해 연간 약 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나무위키)

박연정 대표가 이끈 이팝무용단과 설치·조형 예술가 이정윤이 지난 10월과 11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와 그란카나리아에서 선보인 창작춤 ‘하얀 그림자(La Sombra Blanca)’ 현지 공연 모습이다. 한국 전통 무속의 상징과 고깔·갓 등을 활용했다. 이팝무용단 제공


굳이 ‘한국인에게 생소하다’고 설명할 만큼 멀고 아득한 느낌을 주는 테레리페에서, 부산 중견 춤 예술가 박연정 이팝무용단 대표는 설치·조형예술가 이정윤 붐빌(BOOMVILL) 대표와 함께 지난해와 올해 가을 각각 3주 동안 공연과 교류 활동을 펼쳤다. 이 국제교류는 내년에도 이어져, 테네리페를 비롯한 카나리아 제도 예술가들이 부산에 올 수 있다.

이팝무용단 박연정 대표.


부산과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예술가들 사이에 어떤 일이 오고 간 걸까? 박연정 대표를 최근 만나 이 흔치 않은 국제 예술 교류에 관해 물었다. “테네리페에 사는 한국인은 스무 명 남짓밖에 안 된답니다. 우리는 인근의 큰 섬인 그란카나리아에도 가서 공연과 교류 활동을 했는데, 여긴 한국인이 훨씬 많습니다. 그란 카나리아 섬의 중심 도시가 한국인에게 익숙한 라스팔마스입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분위기가 꽤 달랐다”고 했다. “올해 느낀 건 ‘한국과 한국 사람을 이렇게까지 좋아한다고?’입니다. (웃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말 인사는 기본이고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K-컬처 인기가 뜨거워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향도 실감했습니다. 우리 팀 공연에 필요한 소품인 한국 전통 갓과 고깔을 현지 관객들과 함께 만드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 체험은 곧장 우리 공연에 대한 환호로 이어졌어요.”

부산에서 간 이정윤 설치·조형예술가와 박연정 이팝무용단 대표의 활동을 크게 보도한 테네리페 현지 신문 ‘EL DIA’의 지난 11월 7일 지면. 이팝무용단 제공


아프리카 대륙 한쪽 귀퉁이, 망망한 대서양에 떠 있는 섬 테네리페와 해양 도시 부산의 예술가들이 3년에 걸쳐 교류할 수 있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테네리페 현지 신문 ‘엘 디아(EL DIA)’는 지난달 7일 자 문화면 1개 면을 털어 부산에서 온 예술팀의 활동을 보도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테네리페에서 20년 넘게 살며 활동해 온 한국인 멀티미디어 크리에이터 강대운 작가가 이정윤 작가의 작품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 ‘케록센(Keroxen) 페스티벌’에 이정윤·박연정을 초청했다.

케록센은 한때 연료탱크였던 예술공간인 ‘에스파시오 쿨투랄 엘 탄케(Espacio Cultural El Tanque)에서 열리는 음악·미디어·공연 축제다. “지난해 신명 나게 공연했더니 케록센 페스티벌의 네스토르 토렌스 총감독이 우리 작품이 참 좋았다며 ‘협약서’를 제시했습니다.”

협약서는 2026년까지 이 부산팀을 케록센에 초청해 공연과 교류 활동을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그란 카나리아에 있는 마르틴 치리노(Martin Chirion) 재단도 협약에 동참했다. 협약서는 이팝무용단이 부산문화재단에 국제교류사업 지원을 신청할 때 활용됐다. “공연만 하는 형태는 아니고 3주가량 머물며 공연·워크숍·교류·강좌·대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동아대 무용학과를 나와 한국춤을 바탕으로 인상 깊은 작품을 창작한 그가 들고 간 작품은 ‘하얀 그림자(La Sombra Blanca)’로 오방색, 굿, 무당, 갓, 영도할미신화 등을 포괄한다. 카나리아 제도에는 오륙도를 연상하게 하는 산 보론돈(San Borondno) 설화가 있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섬’이라는 뜻이다. 작은 계기에서 시작한 두 ‘바다 고을’의 꾸준한 교류는 어떤 결실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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