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돈 내라, 이건 너무 심하다!” ‘우르르’ 이탈하더니…‘역대급’ 특단의 조치

차민주 2025. 12. 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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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MMO→캐주얼’ 포트폴리오 재편
엔씨소프트, 국내외 모바일 캐주얼 기업 M&A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맥스서 캐주얼 개발
“새 BM 구축 쉬워…해외 이용자 확보도 유리”

엔씨소프트 ‘리니지M 스페셜 무비’ 영상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 2017년 9월, 초등학생 A양은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할 확률형 아이템 구매로 두 달 동안 1500만원을 결제했다. A양의 부모가 카드사에 확인해 본 결과, A양은 스마트폰과 연계된 부모의 카드로 확률형 아이템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례로 ‘사행성 논란’을 일으켰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성장세가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모바일 캐주얼 장르’ 게임을 새 먹거리로 점 찍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다. 기존 MMORPG 일변도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를 꾀해 새 수익 모델(BM)을 확보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MMORPG 명가’ 엔씨소프트는 지난 19일 국내외 모바일 캐주얼 게임 기업을 잇달아 인수합병(M&A)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싱가포르의 모바일 게임 기업 ‘인디고 그룹’의 지분 67%를 약 1534억에 취득, 인디고 그룹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인디고 그룹은 베트남 소재 게임 개발사 리후후(Lihuhu)의 모기업이다. 지난 2017년 설립 후 100여종에 달하는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이어 엔씨소프트는 국내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 ‘스프링컴즈’도 인수했다. 스프링컴즈는 머지 게임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스튜디오다. 매년 4~5종의 신작을 선보일 정도로 빠른 게임 개발 속도를 갖추고 있다.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모바일 캐주얼 장르’ 게임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단 방침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리후후 인수는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추가로 규모 있는 유럽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의 인수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6년 초 종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월 엔씨소프트는 내부적으로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면서 해당 장르 게임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을 보였다. 해당 조직의 센터장으로는 트리플닷 스튜디오·아웃핏7 등 유니콘 게임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아넬 체만이 영입됐다.

또 다른 MMORPG 강자인 위메이드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란 목적 아래 자회사 위메이드맥스 중심으로 모바일 캐주얼 장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메이드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 [성남=임세준 기자]

앞서 지난 7월 위메이드맥스의 라이트컨이 개발한 ‘악마단 돌겨억!’은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당시 이길형 위메이드맥스 대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이용자가 찾는 작품을 지속해서 선보여 캐주얼 게임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국내 MMORPG의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게임사들이 모바일 캐주얼 장르의 새 BM에 눈길을 돌렸다고 풀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과금이 곧 성장이라는 ‘리니지식’ BM 구조가 고착화된 상태로, 새 BM을 발굴하기가 어렵다”며 “반면 캐주얼 게임은 유료 결제가 아닌 광고 중심 BM이라는 명확한 새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캐주얼 장르가 해외에서 강세인 만큼,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시장 규모가 큰 장르로, 해외 이용자 유입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가장 많이 내려받은 게임 장르는 캐주얼 게임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과 퍼즐 장르가 전체 다운로드의 20%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어린이가 지난달 스마트폰으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게티이미지]

이어 업계는 해외 퍼블리싱 과정에서 게임사가 얻는 위험도 적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은 텍스트를 최소화해 언어·문화 장벽이 거의 없는 데다, 중국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같은 로컬 규제 사례도 적다”며 “또 단순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저사양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작동돼,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는 신흥국 시장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입지는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중 MMORPG를 포함한 역할수행게임(RPG)의 매출은 2022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지난 2020년 전체 모바일 RPG 매출 중 MMORPG는 78.8%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56.2%로 추락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RPG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반대로 전략·퍼즐 등 모바일 캐주얼 장르 게임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 캐주얼 개발·퍼블리셔 ‘슈퍼센트’가 지난 11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다운로드 순위 10위권에 속한 것이 단적인 예다. 국내 게임사가 해당 순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피자 레디’, ‘스네이크 클래시’ 등의 흥행이 성과를 견인했다고 센서타워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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