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개입 염두? 중국 워게임 시나리오에 카리브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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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의 앞마당'인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서 모의 전투 훈련(워게임)을 진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국영방송 화면을 통해 중국군이 훈련 장면을 송출한 것이다.
이번 중국군의 모의 훈련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실시됐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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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미 지역까지 잠재적 군사무대 상정?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의 앞마당'인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서 모의 전투 훈련(워게임)을 진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국영방송 화면을 통해 중국군이 훈련 장면을 송출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갈등 개입을 염두에 두고 미국을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영 중국 중앙방송(CCTV)은 최근 허난성 쉬창에서 열린 중국군 전투 모의 훈련을 보도했다. 그런데 보도 화면에서 군 관계자들이 멕시코와 쿠바 인근에서 모의 전투를 벌이는 시나리오를 진행 중인 모습이 이례적으로 포착됐다.
화면에는 멕시코와 쿠바 앞바다 지도를 배경으로 빨간색과 파란색 표지가 등장한다. 빨간색 표지는 카리브해 부근에 있고, 파란색 표지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근처에 집결해 멕시코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중국군 워게임에서는 통상적으로 빨간색이 아군, 파란색이 적군을 의미하며, 항공기와 함선 등 전력을 표시한다.
갑자기 카리브해 가상 작전, 왜?

이번 중국군의 모의 훈련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실시됐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자금줄을 옥죄기 위해 베네수엘라 원유를 나르는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다른 국가의 주권·안보와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엄중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상황이 미중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자국과 멀리 떨어진 카리브해 지역까지 잠재적인 군사작전 무대로 상정해 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은 원유 수입과 차관 제공 등 경제적 유인을 고리로 이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해왔지만, 군사적 존재감을 드러낸 적은 없다. SCMP는 이 지역에서의 모의 훈련이 "중국군의 세계적 야망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통상 중국군의 워게임 시나리오의 자세한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으며 대개 극비 사항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과거에도 이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계획한 적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전국에서 20개 부대가 참가한 이번 훈련에는 수십 가지 시뮬레이션 작전이 시연됐는데, 모두 중국에서 개발됐다고 CCTV는 보도했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 작전 외에도 러시아 극동 해안·대만을 대상으로 한 가상 작전도 전개됐다.
"백악관, 군에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 집중하라 지시"
한편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군에 베네수엘라 원유를 봉쇄하는 데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는 익명의 미국 당국자 발언을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군사적 선택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백악관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우선 제재 집행을 통한 경제적 압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높이고 있지만, 직접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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