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착 '플러스 휴먼'으로 진화해야 생존"

박태일 기자(ehtwelve@mk.co.kr) 2025. 12. 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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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도사로 변신 김미경 MKYU 대표
인간 지능으로만 일하는
'노멀휴먼'이 일주일 할 일
'플러스 휴먼' 하루만에 끝내
내 말투까지 따라하는 AI
두렵지만 조금씩 배워나가야

"내년엔 인공지능(AI)을 장착한 '플러스 휴먼'으로 진화하냐, 그렇지 못한 '노멀 휴먼'으로 남느냐가 화두로 떠오를 겁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아직 대부분이 AI 1학년, 즉 똑같이 배워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감 멘토에서 AI 전도사로 변신한 김미경 MKYU 대표가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해 AI 시대 화두를 이같이 제시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플러스 휴먼'이란 인간 지능과 AI를 결합한 '총합 지능'을 활용하는 인간을 말한다. 인간 지능만으로 일하는 상태인 '노멀 휴먼'과는 구분된다.

이 차이는 단순한 도구 활용 여부가 아니다. 그는 "이미 AI로 인해 시간 감각과 일의 견적 자체가 완전히 뒤집혔다"며 "노멀 휴먼의 속도와 플러스 휴먼의 속도는 더 이상 같은 세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노멀 휴먼이 일주일 걸려서 할 일을 플러스 휴먼은 하루 만에 끝내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런 변화가 전기의 발명에 비견되는 문명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전기의 등장으로 밤낮의 구분이 없어지고 인간의 능력을 넘는 기계 문명이 본격화했다"며 "AI 역시 그 이상의 임팩트를 지닌 대전환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전기가 지난 150년간의 산업과 제도를 만들어냈듯, AI 시대에도 완전히 다른 삶의 방식이 나타날 것"이라며 개개인이 빠르게 자신의 역량과 비전을 재정의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2022년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나 지금이나 받는 질문의 수준이 똑같다"면서 "3년째 강연장에서 우리 직업이 다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질문이 바뀌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AI라는 문명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AI를 수개월 전에 한두 번 써보고 '생각보다 별로네'라고 예단하는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AI의 성능과 활용 범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됐지만, 인식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김 대표는 번역가나 회계사처럼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직업보다, 직업은 유지되는 듯 보이지만 사회적 수요 자체가 조용히 소멸하는 일자리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를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종교시설이나 강연장에 발길을 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는 "챗GPT가 1분도 안 걸려 김미경의 강의·책 내용을 다 요약해서 보내준다"며 변화하지 않으면 영문도 모른 채 직업이 없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이런 문명 전환 시대의 해법으로 '소수점 공부'를 제시한다. 그는 "처음부터 1부터 100까지 다 알려고 하지 말고 0.1이라도 조금씩 시작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방대한 이론을 한 번에 깨우치려 들지 말고 실습하듯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간이 들겠지만 AI와는 무조건 친해져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한밤중에도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AI가 먼저 제 말투까지 따라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으로 '목적과 목표의 구분'을 꼽는다. 김 대표는 "단어를 많이 외우고 수학을 빨리 푸는 등 그동안 인류가 치열하게 경쟁해온 목표는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고 단언하며 "이제 인간에게 중요한 건 목적"이라고 말했다.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목표'가 없다면 AI에 종속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이런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나면 이제 AI발 문명 전환이 만들어낸 '틈'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단계다. 그는 "문명은 한 장 한 장 '레이어(layer)'가 쌓이며 변화하고, 충분히 쌓이면 녹아 융합되며 완전히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진다"면서 "뒤섞여 한 덩어리가 돼버리기 전에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실직 위기에 놓인 '김 부장'들도 이 레이어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즉 'AI 상급반'이 돼 'AI 1학년'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을 지낸 한 지인이 퇴사 후 AI 공부에 매달렸고, 현재 중소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업 문화도, 50대 경영진 심리도, AI 지식도 잘 아는 '플러스 휴먼'이 된 거죠."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아무리 바쁠지언정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라고 당부한다. 이는 플러스 휴먼으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나를 먼저 사랑해야 내 비전과 가능성이 보이고, 그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을 힘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지키는 힘은 내가 훈련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로 살 수 있게 늘 마음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박태일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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