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홈플러스 계산점 '사라지는 매대와 흔들리는 일상'

2008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홈플러스 계산점이 폐점 위기에 놓였다.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생활공간이, 입점업체와 직원들에게는 생계의 터전이 사라질 처지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시작된 일이 아니다.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 누적된 고정비 부담 속에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 왔다. 여기에 고금리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른 모습이다.
특히 입점업체들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홈플러스 경영 위기 속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피가 마른다"고 호소한다. 한 차례 폐점 대상에 올랐던 계산점 입점업체들은 점포 철수를 준비했다가, 폐점이 보류되면서 다시 발이 묶였다. 나갈 준비도, 남을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미래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놓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위기가 단순히 한 유통기업의 경영난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는 수많은 납품 중소업체와 복잡한 협력 구조로 엮여 있다. 발주 물량이 줄고 매대가 축소되면 그 영향은 2·3차 협력업체로 연쇄적으로 번진다.
유통 산업은 지역 경제의 생활 인프라다. 단순히 매장을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 고용과 물류, 소비를 잇는 연결 고리다.
홈플러스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기는 '위기'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의 신호에 가깝다.
현장은 늘 먼저 흔들린다. 숫자와 보고서보다 앞서 사람들의 발걸음과 표정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유통 산업의 전환기를 맞아 기업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책적 고민도 더 깊어지길 바란다. 텅 빈 매대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박예진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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