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포괄임금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적은 금액 지급은 위법”

사업주가 노동자와 포괄임금제로 계약했더라도 최저임금법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했다면 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3-3형사 항소부(재판장 정세진)는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 ㄱ(65)씨의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범죄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양형에 관해서는 원심의 벌금 1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재판부는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됐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이 각 해의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면 그 계약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고, 미달액만큼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 군산시에서 무인텔을 운영하는 ㄱ씨는 2017년 11월부터 약 4년간 직원 ㄴ씨에게 퇴직금 1480여만원과 미지급 임금 등 4400여만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ㄴ씨의 근무 기간에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ㄱ씨는 ㄴ씨와 포괄 계약을 맺고 다달이 218만1160원(세후 198만원)을 지급했다. 포괄임금제는 노동시간에 상관없이 일정액만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ㄴ씨가 일반 파트타임과 달리 격일제로 종일 근무(오전 9시∼이튿날 오전 9시)했기 때문에 맺은 계약이었다. ㄴ씨의 시급 5456원은 2019년 최저임금 8350원에도 못미치는 액수였다.
1심 재판부는 모텔업 특성상 숙식이 제공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포괄 임금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포괄임금제로 맺은 계약도 최저임금을 준수해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ㄴ씨의 근로시간과 유급 주휴 시간 등을 계산한 결과, 14만8342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 기소 당시 ㄴ씨의 미지급 퇴직금이 1480여만원으로 산정됐지만, 재판부는 퇴직 직전 3개월의 임금을 기준으로 ㄴ씨의 퇴직금을 985만원으로 판단했다. ㄴ씨에게 이미 지급된 퇴직금 909만원을 빼면 미지급 퇴직금은 약 76만원이어서, 미지급 퇴직금은 기소 당시 금액(약 570만원)보다 줄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모텔 주인 ㄴ씨의 벌금 1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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