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피해 경험 모두 있는 청소년 39% "엄마, 아빠에게 폭력 썼다"
학폭 경험 집단 30.1% "부모에게 폭력 행위"
가·피해 모두 겪은 청소년 응답률은 더 높아
"가·피해 중첩 집단 특수성 고려한 개입 필요"

학교폭력을 경험한 10대 3명 중 1명꼴로 "부모에게 폭력을 가한 적이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가해·피해 경험을 모두 겪은 청소년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험 비율이 더 높았다. 이들의 특수성을 고려한 개입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연세대 신나은·강현지·김요한이 한국청소년연구 제36권 4호에 게재한 '학교폭력 경험이 청소년의 부모 폭력에 미치는 영향: 학교폭력 경험 유형 간 비교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의 설문 결과가 담겼다.
세 저자가 만 13~18세 청소년 1,5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가량인 495명(31.9%)이 "학폭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피해만 봤다는 응답자는 151명(9.7%), 가해만 했다는 응답자가 79명(5.1%), 가·피해 경험이 모두 있다는 응답자가 265명(17.1%)이었다.
학폭 가해 또는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부모에게 폭력을 가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0.1%에 달했다. 학폭을 가해·피해 모두 겪은 적 없는 청소년의 같은 문항 응답률(9.4%)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차이가 났다. 특히 학폭 가·피해 경험이 모두 있는 응답자 중 38.9%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폭 무경험 집단과 비교해 4배가량 높은 수치다.
저자들은 "학폭 피해와 가해 경험이 중첩된 청소년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좌절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해, 부모처럼 가깝고 안전한 대상에게 그 감정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폭 가·피해 중복 경험자를 별도 고위험군으로 인식하고 이들에게 특화된 개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사 대상 청소년의 부모 1,552쌍 중 "자녀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총 248명(16%)이었다. 유형별로는 △'욕설 등 심한 말을 했다'가 11.9%로 가장 많았고, △'물건을 부수거나 발로 걷어찼다'(6.1%) △'세게 밀쳤다'(5.7%) △'부모를 향해 물건을 집어 던졌다'(4.8%)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렸다'(3.7%) 등 신체적 폭력이 수반된 유형이 뒤를 이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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