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비밀번호는 바꿔도 내 얼굴은 못 바꾼다"... 휴대폰 안면인식의 그림자

이규현 기자 2025. 12. 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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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잠금 해제부터 금융결제, 이제는 휴대폰 개통 절차까지 안면인식 기술이 우리 일상의 필수 보안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화질 사진 한 장만으로도 생체 인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적 허점이 발견되면서, 안면인식이 오히려 범죄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안 전문가들은 "안면인식 기술 도입에 앞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엄격한 입법과, 기술 오작동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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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 내세운 안면인식 의무화, 개인정보 유출 시 '복구 불가능'한 치명적 결함 지적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얼굴 사진을 찍어 본인을 확인받는 절차가 시범 실시되기 시작한 지난 23일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 잠금 해제부터 금융결제, 이제는 휴대폰 개통 절차까지 안면인식 기술이 우리 일상의 필수 보안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명의도용과 대포폰 근절을 위해 지난 23일부터 안면인증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하지만 시민들과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상 이상의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변경 불가능'한 생체 정보의 위험성

가장 큰 우려는 생체정보의 특성 그 자체에 있다. 비밀번호나 신용카드는 유출 시 즉시 변경하거나 폐기할 수 있지만, 얼굴 정보는 평생 바꿀 수 없는 고유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얼굴 데이터가 해킹을 통해 다크웹 등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이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디지털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안면인식 보안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타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딥페이크' 피싱범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사진 한 장만으로도 생체 인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적 허점이 발견되면서, 안면인식이 오히려 범죄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무분별하게 수집되는 얼굴 정보가 전 국민을 감시하는 '실시간 원격감시 시스템'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개통과정에서 수집된 정보가 당초 목적과 달리, 근태 관리나 이동경로 추적 등 프라이버시 침해에 활용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 중이다.

안면인식 알고리즘의 편향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종, 성별, 나이에 따라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는 특정 계층에 대한 의도치 않은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노인이나 안면 부상자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인증 실패로 인해 기본적인 통신서비스조차 거부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정부의 입장과 과제

정부는 수집된 안면 정보는 본인 확인 즉시 파기되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잇따른 해킹 사고로 보안 신뢰도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믿고 맡기라"는 정부의 호소가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안면인식 기술 도입에 앞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엄격한 입법과, 기술 오작동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안면인식 기술은 인공지능(AI) 및 알고리즘에 기반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으나, 사생활 및 인권침해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우리에게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사용에 대한 윤리적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보장돼야 하며, 이를 검증하기 위한 기준과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의 대응

정부는 위조 공격을 막기 위해 실시간 촬영 영상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하며 위조 판별 알고리즘을 강화한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데이터 자체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인증 즉시 파기하며 '일치/불일치' 결과값만 관리함으로써 유출 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국내에서도 사진 복사나 딥페이크를 통한 안면인식 무력화 가능성은 기술적으로 실재하는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보안 고도화 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안면인증 시스템은 지난 23일부터 일부 알뜰폰과 통신 3사 대면 채널에서 시범 운영된 데 이어, 내년 3월23일부터 전국적으로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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