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7년, 지방대 취업률은 되레 하락

홍준표 2025. 12. 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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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공공기관 취업을 늘리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며 도입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 7년 만에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재정학회는 25일 '지역인재 채용 제도가 지방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에 미친 영향 분석'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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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 뒤 지방대 졸업생 전체 취업 확률 4.1%p 감소
공공기관 취업도 1.5%p 하락…정책 효과성 재검토 필요
지난해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공공기관 취업을 늘리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며 도입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 7년 만에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도 도입 이후 지방대 졸업생의 취업 확률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가 상징적 제도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정책의 방향과 수단을 동시에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재정학회는 25일 '지역인재 채용 제도가 지방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에 미친 영향 분석'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번 논문은 고은비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과 전병힐 한국외대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공동으로 작성했다.

연구진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 2011~2019년 자료를 활용해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가 시행된 2018년을 기준으로 제도 도입 전후 지방대 졸업생의 노동시장 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지방대 졸업생의 전체 기업 취업 확률은 이전보다 약 4.1%포인트(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의 직접 대상인 공공기관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지방대 졸업생의 공공기관 취업 확률은 제도 도입 이후 약 1.5%p 하락했다.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가 지방대 졸업생에게 뚜렷한 취업상 이점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먼저 제도 도입 이전부터 공공기관이 이미 상당 비율의 지역 인재를 채용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논문에 따르면 2018년 법정 의무 채용 비율은 18%였지만, 제도 시행 직전인 2017년 공공기관 신규 채용에서 비수도권 지역 인재 비중은 이미 53.9%에 달했다. 제도 도입이 채용 구조에 추가로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대학 졸업생과의 취업 준비 격차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2017년 이후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인재 채용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수도권 대학 졸업생들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대비와 자격증 취득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지방대 졸업생의 상대적 우위가 공공기관 채용 경쟁에서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이전 공공기관의 일자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면서 해당 지역 인재뿐 아니라 타지역 지원자까지 대거 몰려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역인재 제도가 특정 집단의 취업 기회를 넓히기보다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연구진은 "지방대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겠다는 정책 취지에 부합하려면 현행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채용 비율 규제보다 지방대 학생의 학습 환경과 직무 역량을 강화하는 장기적 관점의 정책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