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유방암도 생존율 높일 수 있다"

강중모 2025. 12. 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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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특정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전략을 보완하면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동안 치료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호르몬 수용체(HR)·HER2 모두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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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연구팀
난소기능 억제제 추가 시 재발 32%·사망 38% 감소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특정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전략을 보완하면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동안 치료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호르몬 수용체(HR)·HER2 모두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배숭준 교수팀은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존 항호르몬 치료에 난소기능 억제제(OFS)를 추가하면 재발과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 질환으로, 암세포 표면에 어떤 수용체가 존재하느냐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이 중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고, 특히 폐경 전 여성에서는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하면 예후가 좋아진다는 점이 이미 알려져 있다.

반면 HR과 HER2가 모두 양성인 환자군은 항호르몬 치료와 HER2 표적 치료를 병행하지만, 여기에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했을 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에서 표적치료제 트라스트주맙의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인 HERA 연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임상시험에는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약 510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HR·HER2 모두 양성인 965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환자들은 △타목시펜만 투여한 항호르몬 단독 치료군(501명)과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에 난소기능 억제제를 병행한 치료군(464명)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는 뚜렷했다. 치료 후 10년간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을 의미하는 10년 무질병 생존율은 병행 치료군이 70.9%, 단독 치료군 59.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생존율 역시 병행 치료군이 84.7%, 단독 치료군은 74.0%에 그쳤다.

환자의 나이, 병기, 종양 특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결과는 동일했다. 난소기능 억제제를 병행한 환자군은 재발 위험이 32%, 사망 위험이 38% 낮았다. 특히 병기가 높거나 종양의 악성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이러한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안성귀 교수는 “그동안 대규모 유방암 임상시험은 HER2 음성 환자 중심으로 진행돼 HR·HER2 양성 환자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비록 후향적 분석이지만, HER2 양성 환자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임상 데이터 분석이라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유방암 환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HR·HER2 모두 양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도 난소기능 억제제가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진료 지침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NCCN 최신호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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