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대작의 추락vs돌아온 성기훈의 배신, 기자들이 꼽은 '올해의 워스트' [2025 TD결산]
[티브이데일리 취재팀] 2025년 OTT 시장이 화려한 축포를 터트렸지만, 그 뒤편엔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낸 ‘문제작’들도 수두룩했다. 수백억 제작비가 무색한 졸작부터 전 세계가 기다린 글로벌 히트작의 허무한 추락까지. 현장을 누비는 티브이데일리 취재 기자 7인의 뒷목을 잡게 만든 ‘올해의 워스트’는 과연 무엇일까. 기자들의 가감 없는 팩트 폭격과 쓴소리가 담긴 2025년 최악의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3
김한길 기자 ‘오징어 게임3’는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만큼 아쉬움도 짙게 남았다. 가장 큰 문제는 긴장감의 밀도다. 시즌1이 가진 생존 게임 특유의 날카로운 몰입감이나, 시즌2에서 확장됐던 세계관의 팽팽한 긴장선이 시즌3에선 상대적으로 느슨해졌다. 게임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이라기보다 설명을 위한 장치처럼 소비되는 순간들이 잦았다. 완성도 자체가 낮은 작품은 아니지만, ‘오징어 게임’이라는 이름값이 가진 기준을 떠올리면 아쉬움이 남는 건 분명하다.
황서연 기자 3편만 놓고 보면 못 만든 작품이라 매도하긴 어렵다. 허나 역사적인 흥행을 기록한 시즌1에 비하면 재미나 신선함이 떨어지고, 클라이맥스를 향해 시동만 걸던 시즌2에서 적립했던 기대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청자들의 너무 오랜 기다림을 충족시키지 못한 셈. 각 인물이 치열하게 싸우는 동기(아이)에 설득이 되지 않았고, 인물들의 서사도 입체적이지 못한데 방대하게 퍼져만 있어서 ‘오징어 게임’ 브랜드에 걸맞은 피날레가 되지 못했다. 일부 배우들의 연기 또한 너무 과했다.
김진석 기자 가장 먼저 주인공이 변했다. 우리 일상에서 볼법한 친근한 인물이 사라지고 ‘정의 호소인’으로 변했다. 게다가 그 뜻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 상당한 피로감으로 다가왔다. 게임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시즌1에 비해 시즌3 게임은 매력이 현저히 부족했다. 특히 성기훈은 저항도, 체념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해 감정의 중심이 흐려졌다. 세계관은 넓혀놨으나 감정의 밀도는 따라오지 못했다. 커진 판 위에서 개인의 절박함이 희석되니 ‘도시어부’라는 조롱이 따라온 거다. 어린아이들의 게임으로 사람이 죽는 충격은 시즌1에서 충분히 봤다. 그 이상의 재미가 필요했으나 메시지만 주려는 감독의 역량이 아쉬웠다. 시즌1에선 한 명의 죽음이 이야기의 방향을 틀었지만, 시즌3에 이르러 죽음은 충격이 아닌 소모품이 됐다. 인물의 선택이나 관계 변화로 이어지기보다, 규칙 설명 과정의 일부처럼 처리되며 감정적 파급력이 사라졌다. 마무리를 위한 설명과 정리가 늘어나며 서사의 추진력이 떨어졌고, 몰입보다 관찰에 가까운 시청 경험이 됐다. 더 이상 성기훈에 몰입하긴 어려워졌고, 몰입하지 못하니 단점만 더 눈에 들어온다.

넷플릭스 ‘광장’
최하나 기자 기승전결? 아니, 그냥 기승전 ‘복수’다. 서사의 밀도나 개연성은 엿 바꿔 먹었는지 오직 소지섭의 ‘원맨쇼’에만 올인한 망작. 명색이 누아르인데 조직 간의 수 싸움이나 끈적한 욕망 같은 기초 공사가 부실하니,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가 와르르 무너진다. 원작 팬도 시청자도 뒤통수 얼얼하게 만드는 배신감은 덤. 액션은 또 어떤가. 매번 같은 패턴이라 ‘복붙’인가 싶다. 어차피 소지섭이 이길 텐데 굳이 왜 싸우나 싶은, 긴장감 제로의 싸움 구경만큼 지루한 게 또 있을까.
한서율 기자 오락실 ‘철권’을 보는 느낌이었다. 30분 만에 끝내도 될 법한 이야기를 굳이 늘려 지루하게 만들었다. 주인공이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설정은 알겠지만 볼거리가 부족했다. 상체를 위주로 한 제한적인 액션 장면과 반복되는 동작은 재미를 떨어뜨리고 장르 특유의 쾌감을 잃게 했다. 또 복수가 핵심 주제라면서 시원하게 원한을 갚아주지도 않았다. 소지섭 때문에 봤지만 아쉬움만 가득하다.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
김지현 기자 궁합 안 좋은 작가와 감독이 만나면 비극이 된다는 500억짜리 비싼 교훈을 남겼다. 의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출과 극본이 모든 면에서 엇박자다. (오히려 그게 관전 포인트일 지경). 김은숙 작가의 유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이병헌 감독과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일부러 저러나 싶을 정도로 정확히 엇나간다. 그래도 중후반부 무렵 안정감이 생기면서 서사도 보이고, 배우들의 매력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게 보이니 도저히 못 봐줄 ‘최악’까진 아니다.

티빙 ‘춘화연애담’
김지하 기자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진부했고 전개는 지루했다. ‘19금’ 타이틀과 자극적인 제목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치된 다수의 베드신? 글쎄, 서사적으로 꼭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의문만 남는다. 주인공의 과도하게 높은 텐션은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방해했다. 무엇보다 드라마의 주제인 ‘부마 찾기’가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는 게 가장 큰 함정.
[티브이데일리 취재팀 news@tvdaily.co.kr/사진=각 작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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