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다녀오면 밥도 못 먹는대요"...'학생 쏠림' 몸살 앓는 이 학교

#내년에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A씨는 최근 걱정이 크다. 배정 예정 학교가 서울에서 3번째로 학생수가 많은 고일초이기 때문이다. 고일초는 학생수가 1856명으로, 급식을 3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A씨는 "식사시간이 짧아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면 급식이나 후식을 다 못 먹는 날도 있다고 한다"며 "방과후도 경쟁이 치열할 듯해 학원을 돌려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는 고덕숲아이파크, 고덕센트럴아이파트,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고덕아르테온, 고덕자이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차례대로 입주하면서 과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5곳을 모두 합하면 1만세대가 넘는다. 이를 대비해 2020년 기부채납을 통해 고현초를 개교했지만 두곳 모두 과대학교가 되고 있다.

2019년 강동송파지원청은 통학구역 결정고시를 통해 고덕자이, 고덱센트럴아이파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등 거주자를 고일초로, 고덕아르테온과 고덕숲아이파크 일부 거주자를 고현초(당시 고이초)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고일초가 예상치 못하게 급격히 커지자 일부 단지를 고현초로 재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중학교까지 이어진다. 인근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고덕중은 올해 재학생이 1483명으로 5년 전 대비 2배 이상이 늘었다. 근처의 강명중은 같은 기간 512명에서 721명으로, 상일중은 244명에서 540명으로 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중학교는 전산배정으로 같은 학교군에 있으면 어느 중학교건 배정될 수 있지만, 전산 추첨 원직 중 하나가 '거주지 기준'이다보니 특정학교 쏠림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1만세대가 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로 둔촌초, 위례초가 대형화되고 있다. 신규 중학교 설립은 진통을 겪다 결국 도시형캠퍼스로 추진키로 했다. 저출산으로 정규 학교를 설립하기에는 장기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생은 교육감이 결정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교육지원청이 결정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어 재건축 후 학령인구 예상, 신규 학교 설립 필요 여부 등은 교육지원청의 소관"이라며 "교육청이 업무를 지원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후 학령인구 예상은 기존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하는데 재건축 과정에서 이사를 가기도 하고 타인에게 빌려주기도 해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며 "재건축 시기도 각 조합과 건설상황에 따라 다르다보니 지역을 통합해 판단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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