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이 中서 구금 3개월째, 딸은 눈물 범벅… “보고 싶은 우리 아빠(A-ba)”
딸 그레이스, 성탄절 앞두고 영상 편지 띄워
“편지 등 가족과 직접 소통 전혀 허용하고 있지 않아“
‘종교의 자유' 중시하는 美외교 당국도 관심 가진 사안

“아빠, 사랑해요. 너무 보고 싶어요.”
중국 최대 지하 교회를 이끌다 구금된 조선족 김명일(중국 이름 진밍르·56) 목사의 장녀인 그레이스 진(한국 이름 김정아)씨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부친에게 전하는 공개 영상 편지를 띄웠다. 김 목사는 지난 10월 초 다른 목사 30여 명과 함께 불법 정보 유포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이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 가까이 구금돼 있다. 진씨는 “당신을 박해하는 자들조차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기를 기도한다”며 “그들이 사랑과 용서를 느껴 곧 미국에서 자유의 몸이 된 당신을 만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진씨는 이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재단(HRF)를 통해 유튜브에 5분짜리 영상 편지를 띄웠다. 제목은 ‘아빠에게(Dear A-Ba)’라고 붙였는데, 부친 김 목사는 1898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입교(入敎)해 미국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중국에서 복음주의 성향 시온교회를 이끌었다. 중국 내 40여 개 도시에서 주일 예배를 운영하고 약 5000명이 온라인에 접속한 가운데 설교하는 개척 활동이 미국에서도 주목받았는데, 중국 정부는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은 교회를 제외하면 가정 등에서 설교·예배 등을 벌이는 종교 활동을 불법화하고 있다. 배우자 류춘리씨는 지난 10월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 헌법이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권위주의는 교회를 포함한 모든 것을 통제 대상으로 본다”고 했는데, 류씨는 현재 광시광족자치구 베이하이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가 마지막으로 부친을 본 것은 2018년인데, 공산당의 활동 제약이 심해지면서 김 목사가 가족들을 미국으로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눈물로 범벅이 된 진씨는 “감옥에서도 항상 밝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이 정말로 대단하다”면서도 “20명이 넘는 경찰이 아빠의 작은 아파트에 들이닥쳐 수갑을 채우고 머리를 밀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 당국은) 편지를 포함한 가족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전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 있는 진씨의 조모가 여분의 옷과 담요, 약 등을 전달하기 위해 구금된 장소를 찾았지만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며 “영적인 양식인 성경을 빼앗는 건 그들이 주는 형편없는 음식보다 더 나쁜 일일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 등을 대상으로 한 체포는 최근 40년간 기독교 인사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체포였는데, 이 사안은 전통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중시해 온 미 외교 당국도 주모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신앙을 이유로 한 탄압은 종교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비판 성명을 냈고,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 등도 목소리를 냈다. ‘김정아’란 한국 이름을 갖고 있는 김씨는 2018년 미국으로 온 뒤 의회 등에서 일했고, 그의 배우자인 빌 드렉슬은 현재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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