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장 수허고성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 4
리장고성과 함께 리장의 대표 고성으로 꼽히는 수허고성은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허고성에서 꼭 가봐야 할 추천 스팟과 맛집을 소개한다.

九鼎龙潭
수허고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구정용담
수허고성의 아름다움을 응축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구정용담이다. 수허고성 서북쪽 외곽,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자리한 구정용담은 고성의 생명수로 불리는 청정한 연못을 말한다. 옥룡설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구정용담에 모이고, 이 물이 리장 곳곳으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구정용담은 들여다볼 수록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운을 지녔다. 바닥까지 비추는 맑은 물은 무엇이든 깨끗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희망을 품게 한다. 바닥의 자갈이 보일 만큼 투명하고 깨끗해서 마을의 상수원으로 여전히 역할하고 있다. 맑은 물 속에는 잔잔히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들과 물풀들이 보이고, 주변에는 버드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이곳에서는 낚시를 하진 않는다. 전해 내려오는 설화에 따르면, 과거 누군가가 연못에서 고기를 잡으려 할 때 갑자기 천둥이 치며 벌을 받았다는 것. 이후로 주민들은 이 연못을 더욱 신성하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구정용담은 꽤 면적이 큰 편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벽에는 물안개와 함께 반짝이는 햇살을 즐기기 좋다고 하며, 저녁 시간이 되면 깊어지는 자연의 색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특유의 아름다움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전통 의상을 빌려입고 사진을 찍는 장소이기도 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다양한 볼거리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된다.
Qinglong Bridge
400년의 역사, 청룡교
구정용담에서 시작되어 수허고성 북쪽으로 흐르는 청룡하 위에 세워진 다리다. 약 400년의 역사를 지닌 돌다리로, 무려 명나라 때 지어졌다. 길이 약 25m, 폭 4.5m, 높이 4m 정도의 아치형 석교로, 전부 돌로 쌓아 올렸다. 현 시점으로는 자그마한 돌다리로 느껴질 수 있지만, 까마득한 옛날에 만들어진 걸 감안하면 새삼 그 기술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다리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람과 말이 수없이 오가며 반질반질해졌다. 세월의 흔적이 옅게 남은 돌판 위를 걸으면, 마치 옛날 사람들의 발걸음 위를 밟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리 위에 서면 아래로 흐르는 개천이 반짝이고 다리 맞은편으로는 고성의 기왓골과 옛 주택들이 이어진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단풍이 드는 가을이나 초봄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다리 옆에서 물결치듯 늘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은 풍경으로 꼽힌다. 고성 중심가에서 걷기에 부담 없는 거리에 있어 오전 산책이나 황혼 무렵 노을과 함께 둘러보기에 제격이다.

다리 위에서 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근처에서 청룡교를 바라보는 풍경 또한 백미다. 깊은 곡선을 이루는 아치가 아름답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면 청룡교를 배경으로 찍는 것을 추천한다.
浮娴小锅饭
수허고성 맛집, 부한소과반
리장 수허고성 중심부 골목 안쪽에 자리한 부한소과반은 수허고성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맛집이다. 식사시간이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데, 그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평화로운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부한소과반에서는 운남 사람들의 일상 음식을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대표 메뉴는 이름 그대로의 '소과반(작은 솥에 요리한 밥)'이다. 개인용 작은 솥에 밥을 바로 지어내는 방식으로 감자, 닭고기, 버섯 등 지역 식재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뚜껑을 열면 김과 향이 한껏 피어오르고, 밥 아래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구수한 누룽지가 별미다. 특히 감자솥밥은 고산지대 특유의 풍부한 감자 향이 살아나고, 닭고기솥밥은 푸짐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 인기가 많다.


밥 외에도 탕, 찜, 볶음 등 다양한 메뉴를 솥으로 요리한다. 솥에 그대로 담겨나오는 음식들은 보기에도 푸짐해 보이고, 온기가 오랫동안 보존되어 천천히 맛을 음미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나시족 풍미가 가득한 동바식 생선구이는 속살이 부드럽고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으며, 뜨거운 철판 위에 올려 내오는 운남식 두부구이는 특유의 매콤한 양념가루 덕분에 계속 젓가락을 부른다. 이 외에도 푸얼차와 함께 즐기는 장족식 돼지갈비 조림, 자스민을 곁들인 계란볶음, 해산물과 버섯을 활용한 소박한 요리들이 테이블 위를 채운다. 어떤 메뉴를 골라도 실패하지 않을 대추천 맛집이다.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과, 친절한 직원들의 응대도 칭찬할만 하다. 북적대는 여행 도중, 뜨끈한 솥밥 한 그릇으로 속까지 따뜻하게 채우고 싶을 때 꼭 들러볼만한 리장의 숨은 맛집이다.
岛与咖啡
숨겨진 카페, 도여커피
섬(岛)과 더불어 커피(咖啡)라는 낭만적인 이름만큼 아름다운 공간을 숨기고 있는 카페다. 수허고진의 전통 가옥 골목에 숨어있어 쉽게 찾기 어렵지만, 대문을 밀고 들어가는 순간 완전히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은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순식간에 초록빛 잔디 공원이 펼쳐지며, 공원 너머로는 작은 물길을 따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들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실내외 공간이 매우 방대한 편이라 천천히 공간을 둘러보며 앉고 싶은 곳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카운터와 가까운 실내 공간은 서점처럼 꾸며져 있어 아늑한 느낌을 주고, 네모난 잔디공원 주변의 데크에서는 초록의 편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물길 옆의 데크나 나무집처럼 만들어진 공중 데크에서는 좀 더 프라이빗한 기분을 즐길 수도 있다.


대표 메뉴는 운남 지역 산지에서 조달한 원두를 사용해 한 잔씩 정성스럽게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로, 부드러운 산미와 짙은 향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고소한 라테와 깔끔한 콜드브루도 인기가 높다. 솔방울 모양의 티라미수 케이크는 이곳의 시그니처다. 모양도 예쁘지만 티라미수의 달콤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수제 치즈케이크와 쿠키는 커피와의 조합이 좋아 오후 소소한 티타임을 완성해주고, 말차라테나 복숭아 우롱티 같은 음료를 주문하면 운남의 다채로운 풍미를 또 다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

카페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채 느긋하게 앉아 있으면, 여행지에 와 있다는 사실조차 잠시 잊을 만큼 고요하고 아늑하다. 관광 중심지와 살짝 떨어져 있어 지나치게 붐비지 않으며, 혼자 와도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다. 잠시 머물며 일정을 정리하거나, 책을 펼치거나, 창밖의 풍경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시간이 스르르 흘러가는 곳. 리장에서 여유와 감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카페를 찾는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글·사진 차민경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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