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前 보좌관 “韓 국회 쿠팡 압박은 차별적 조치”

유진우 기자 2025. 12. 25. 06: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가 한국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쿠팡 규제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맺은 무역 관계에서 균형을 회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한국이 미국 기술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이런 노력을 저해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국회 행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차별적 조치와 미국 기업을 향한 광범위한 규제 장벽을 구축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테크 기업 겨냥 규제, 韓美 무역 관계 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가 한국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쿠팡 규제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국 기업을 향한 차별적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들인 한미 무역 균형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다. 쿠팡 고객 정보가 대거 유출된 사태를 두고 한국 정부 대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한미 간 통상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안보 수장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 시각)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한국 국회가 쿠팡을 공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맺은 무역 관계에서 균형을 회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한국이 미국 기술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이런 노력을 저해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 시각) 엑스(X) 계정에 남긴 메세지. /X

그는 한국 국회 행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차별적 조치와 미국 기업을 향한 광범위한 규제 장벽을 구축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기업이 공정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하고 해당 분야에서 커지는 중국 경제 영향력에 맞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려면 미국의 강력하고 일관된 대응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대응을 촉구한 발언이다.

전문가들은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 내 전반적인 시각을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미국 조야는 쿠팡 사태를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한국에서 대부분 매출을 올리지만,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법인인 쿠팡INC가 한국 법인 지분을 100% 소유한 미국 회사다. 쿠팡 측은 미국 정치권을 대상으로 활발한 대관 활동을 펼쳐왔다. 쿠팡INC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에서 총 1039만 달러(약 150억원)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대럴 이사 의원은 지난 16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 국회가 미국 기업을 괴롭히는 행위는 심각한 외교·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미국 매체들은 한국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에게 개인적인 모욕을 퍼부었다고 보도하며 비판적인 기류를 전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마친 후 최민희 과방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실제 한미 양국 사이에는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균열이 감지된다. 이달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연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는 전격 취소됐다. 업계에서는 양국이 디지털 규제를 두고 보인 견해차가 회의 취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무역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한국 경쟁 당국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대우한다는 인식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쿠팡의 고객 정보 3370만 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 법안 등을 통해 중국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정부가 외교·무역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통상과 경쟁 당국 차원에서 사전에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 공동위원회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이며, 내년 초 개최를 위해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내 강경한 기류가 확인된 만큼, 향후 쿠팡을 포함한 미국 테크 기업 규제를 둘러싼 한미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