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김기현 부인 국회 방문 기록 확보···날짜는 ‘로저비비에 가방 전달한 날’
특검, 이번 주 김 의원-아내 이모씨 기소 방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손가방)’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 이모씨가 가방을 전달한 날 국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내용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이 국회에서 이씨와 만나 이 가방과 자필 편지를 받았고, 이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본다. 특검은 이번주 내에 김 의원 부부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2023년 3월17일 이씨가 국회에 방문한 사실과 그 기록을 확인했다. 국회에서 의원을 만나려면 통상 방문기록을 남겨야 하는데 여기에 이씨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이씨가 국회에 방문한 시간에 김 의원도 국회에 있었다. 특검은 이씨의 차량 출입기록 등도 확인해 부부가 국회에서 동시에 머문 시간을 약 15분 정도로 특정했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이씨가 쓴 감사편지를 발견했다. 이 편지 끝에 적힌 ‘2023년 3월17일’을 근거로 이날 가방이 전달됐을 것으로 판단한 특검은 이씨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특검은 이씨가 국회에서 가방과 편지를 김 의원에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일본 순방 귀국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찾았다. 특검은 이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감사 편지가 담긴 가방이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 당시 이 가방을 담은 상자 겉면엔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쪽지)이 붙어 있었다. 특검은 글씨가 인쇄된 것으로 보아 당대표실이 개입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이씨의 행적을 추적해 가방이 전달되기 하루 전인 2023년 3월16일 이씨가 직접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백화점을 찾아 267만원을 주고 가방을 산 사실을 확인했다. 김 의원의 계좌에서 가방 결제 대금이 빠져나간 기록도 포착했다.
이씨는 지난 5일 특검 조사에서 가방 구매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전달 경위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지난 22일 특검 조사에서 “3월17일 국회 경내에서 아내를 만난 적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고 한다. 전달 경위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어떻게 전달했는지까지 왜 설명해야 하냐”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의원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조사했는데, 뇌물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뇌물죄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유력 당권 주자였던 나경원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저지해 김 의원이 당선되도록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성 선물인지 보고 있다. 특검은 법률 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김 의원 부부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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