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이상 떨어져선"⋯일산신도시 정비사업 '속도' [현장]

이수현 2025. 12. 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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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지정 1년] 사업방식 천차만별
강촌·후곡마을 등 신탁방식 추진⋯백송마을은 조합방식 채택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첫 단추'로 선도지구가 지정된 지 1년을 맞았다.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노후 계획도시를 미래형 신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거대한 청사진이 첫 발을 뗐으나 추진 속도는 빠르지 않다. 신도시마다 제각각 추진 중인 선도지구의 모습을 현장에서 만나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한강 이북권역의 유일한 1기 신도시인 일산에서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준 용적률이 300%로 중동(350%), 평촌·산본(330%), 분당(326%)보다 낮은 상황에서 내년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지자체와 협의에 나서고 있다.

일산 전체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이젠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산 아파트값 하락세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월까지 1.62% 빠지는 등 한국부동산원 통계치로도 확인된다.

특히 지난해 선도지구에 지정되지 않은 단지들도 의욕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재건축 의욕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며 선도지구 단지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일산역에서 바라본 후곡마을 3단지와 10단지. 2025.12.09 [사진=이수현 기자]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된 일산 선도지구들은 내년 상반기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일산 구역지정 가능 물량 상한은 2만4800가구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다. 올해 구역지정이 되지 않더라도 추가적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을 여건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이중 선도지구로 선정된 강촌마을 3·5·7·8단지(3616가구)를 비롯해 백송마을 1·2·3·5단지(2732가구), 후곡마을 3·4·10·15단지(2564가구)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총 8912가구 규모인데, 연립주택 정발마을 2·3단지(262가구)를 더해도 9174가구 물량이다. 내년 모든 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다는 가정을 해도 구역지정 가능 물량의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내년 정비구역 지정 목표…선도지구 '잰걸음'

경기 일산 '강촌3단지훼미리' 단지 전경. 2025.12.09 [사진=이수현 기자]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로 선정된 곳은 주민 대표단이 신탁과 조합 등 사업 방식을 확정한 후 정비계획안을 수립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도시계획 등 심의를 거친 후 주민 과반 동의를 받는 방식이다. 이후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를 제출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검토 후 수용한다.

후곡마을 3·4·10·15단지는 한국토지신탁을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한 후 일산에서 처음으로 고양시로부터 예비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내년 3월 중 정비구역 지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후곡마을 4개 단지는 4800여 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강촌마을도 신탁방식을 사업을 추진하며 고양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단지는 지난 6월 주민 투표를 통해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후 한국토지신탁을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 18일 고양시로부터 지정고시를 받았다.

장성희 강촌마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정비계획 초안에 대해 고양시와 사전 협의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초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송마을 1·2·3·5단지도 내년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자체로부터 정비계획안 자문을 받은 후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선 일산 선도지구 내 유일한 조합 방식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신탁 방식의 경우 일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조합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해당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백송마을 1·2·3·5단지 관계자는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이익이 발생하면 조합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식인 만큼 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를 제출해 내년 상반기 전에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선도지구 따라잡자"…후발 주자들도 '속도'

경기 일산 백마마을 3·4·5·6단지에 주민대표단 구성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12.09 [사진=이수현 기자]

올해 정부는 1차 선도지구 이후에는 주민제안 방식을 도입해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선도지구에만 적용되던 예바사업시행자 등을 후속 사업에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선도지구 경쟁에서 탈락했던 단지들은 주민 동의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블록'으로 불리는 강촌1·2, 백마1·2단지 통합재건축이 대표적이다. 4개 단지 2906가구 규모인 이곳은 지난해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뽑혔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럼에도 높은 주민 동의율에 힘입어 조합 방식으로 사업 추진을 결정하는 등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윤 강촌1·2·백마1·2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1월 중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접수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면서 "접수 후 고양시로부터 사전 자문을 받는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마마을 3·4·5·6단지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3300가구 대규모로 백마초등학교가 가깝고 경의중앙선 백마역 인근이다. 현재 주민 과반수 동의를 받아 주민대표단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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