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목소리, 정부 신뢰만 갉아먹는다 [36.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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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남북교류는 한미 워킹그룹1에서 여러번 막혔다.
2019년 워킹그룹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보내려던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가로막았다.
1 한미 워킹그룹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게 하기 위해 2018년 한국과 미국이 만든 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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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북관계, 과거와 달라져
통일부 의견, 미국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
각 부처 입장 다를 수 있지만 내부에서 조율돼야
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과거 남북교류는 한미 워킹그룹1에서 여러번 막혔다. 2019년 워킹그룹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보내려던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가로막았다. 백신을 실은 '차량'이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개성까지 내려와 기다렸던 북한 실무진은 일주일을 기다리다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금강산 행사 땐 국내 취재진의 노트북과 카메라 지참이 금지됐고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도 한미 워킹그룹에서 불허됐다.
최근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이 대북정책 주도권 다툼으로만 비쳤지만 통일부에 남은 한미 워킹그룹 '상처'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오죽하면 진보 정부 통일부 장관 6인이 '제2의 워킹그룹은 안 된다'며 들고 일어섰겠는가. 한 대북정책 관계자는 "2019년 당시 남북 협력 문제를 일일이 미국에 브리핑하고 허락을 기다려야만 하는 과정이 굴욕적이었다"고 토로했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 비춰보면 최근 통일부(자주파)와 외교부(동맹파)의 갈등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은 남북이 이끌고 미국이 관여하는 구조가 아니다. 남북관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표현대로 '바늘구멍조차 뚫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냉랭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는 미국과 북한이 만날 때밖에 없다. 결국 자주·동맹파가 가져가려는 대북정책 주도권 자체가 우리에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자주파가 불만을 공개적으로 노출시키는 이유는 따로 있어 보인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성의 문제점을 돋보이게 하고 통일부 장관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과거의 구조로 돌아가게 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통일부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면 NSC 상임위원장 모자를 쓴 한국 통일부와 미국 NSC 간 직통 채널이 만들어진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톱다운(Top-Down)' 방식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한미 NSC 위원장이 만나 논의한다고 해도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될 여지는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자주·동맹파 갈등은 실익 없는 집안싸움에 불과하다. 오히려 대외 신뢰만 갉아먹을 뿐이다. 입장을 바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전쟁부)가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도 미국 입장이 뭐냐고 묻지 않겠나.
이 대통령은 최근 외교·통일부 갈등을 두고 "각 부처들이 고유한 입장을 갖는 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통일·국방부 장관이 토론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 추진을 지시했다. 이미 비슷한 성격의 NSC가 있는데도 또 만들겠다는 것이다. NSC든 안보관계장관회의든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견은 내부에서 조율하고 밖으론 정부의 정돈된 하나의 입장으로 나와야 한다.
강희경 정치부 외교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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