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환율 여울목 지나는 중” 이례적 구두 개입 나서

윤다빈 기자 2025. 12. 2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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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4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과 관련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환율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집중되자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이 직접 구두 개입성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며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루트의 정책이 가동될 테니 당분간 잘 지켜봐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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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까지 깎아 환율방어]
환율 급등세 일시적 현상 강조
“말 아닌 행동, 다양한 정책 가동”
野 “李, 집값 이어 환율마저 손놔”
당국의 외환시장 구두 개입이 이뤄진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32.70원(2.20%) 내린 1450.90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5.12.24 [서울=뉴시스]
대통령실은 24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과 관련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환율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집중되자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이 직접 구두 개입성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며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루트의 정책이 가동될 테니 당분간 잘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여울목을 지나는 중”이라며 “여울목을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충분한 대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급등세를 강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여울목에 비유하면서 곧 환율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환율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도 역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통화스와프 없이도 환율 시장은 충분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실장은 18일에는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7개 대기업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불러 외환시장 안정에 수출 대기업들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집값에 이어 환율마저 손을 놓았다”고 공세를 폈다. 환율이 민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 실책을 집중 부각하고 나선 것.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구조적으로 148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한국 경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환율과 집값은 외면하고, 시장 먹방으로 민생을 해결하겠다는 게 이 대통령이다”라며 “국민 자산 가치 하락과 고물가·고금리로 직결되는 환율 위기, 집값 문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고 탈모와 생리대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율 상승 책임을 ‘서학개미’에게 떠넘기고, 기업을 불러 달러를 내놓으라며 조폭처럼 압박하더니 급기야 국민 노후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까지 환율 방어에 끌어들였다”며 “이재명 정부 대응은 무책임을 넘어 무능하기까지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대통령은 (최근) 6개월간 한 번도 ‘환율’을 말하지 않았다”며 “수치로만 보면 금융위기급 환란 상황임에도 이 대통령은 어떤 해법도, 하물며 작은 방침조차 언급이 없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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