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日총리 첫 원잠 도입 시사
‘안보 3문서’ 조기 개정 뜻 밝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의 ‘계전(繼戰·전투 지속) 능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안보 3문서’를 조기 개정해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만 유사(有事)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과 외교 갈등을 겪고, 총리실 고위 관리의 ‘핵무장론’ 발언까지 공개돼 자국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안보 환경이 변한만큼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지속 강조하는 것이다. 그는 또 원자력추진 잠수함(원잠) 도입 가능성도 처음 언급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언론사 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안보 3문서 조기 개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본이 분쟁에 휘말렸을 경우를 상정한 뒤, “일본의 계전 능력을 높여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침략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발동이 가능한) 존립 위기 사태에 직면할 것이란 기존 인식을 또다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계전 능력이란, 공격을 받아도 지휘·통신·발사 능력을 빠르게 복구해 전투를 계속할 수 있는 능력(continuity)을 가리킨다. 안보 3문서(국가안보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는 일본의 안보 종합 정책을 정리한 것으로,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방위비 상향, 원잠 도입, 일본산 무기 수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개정을 추진해왔다.
다카이치는 “안보 환경이 상당히 변하고 있으며 일본의 주체적인 판단에 따라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다수의 드론(무인기)이 목표를 노리는 스워밍(swarming·군집)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일본도 이같은 분쟁에 휘말릴 수 있고, 한번 휘말리면 장기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2022년 안보 문서가 책정되었을 당시와는 전략 환경이 변했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는 원잠 도입 여부에 대해 “어떠한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대처 능력 향상에 필요한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각 관료들이 원잠 보유 의지를 드러낸 적은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이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원잠 개발을 승인하자 “한국과 호주가 (원잠을) 보유하게 되고, 미국과 중국은 갖고 있다”고 했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 발언으로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은 일본 관광 금지령을 내리고, 국제사회에 “일본이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연일 일본을 때리고 있다. 하지만 다카이치는 중국·러시아·북한의 결속 강화,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 등 국제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인식 아래 자위대의 전투 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총리실 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최후에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건 자기 자신이다.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커졌지만, 해당 관료를 징계하거나 해명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여론 떠보기’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다카이치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과 호혜적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의 지지율이 취임 두달째 고공행진하고 있어, 이같은 행보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출범 때보다 2%포인트 오른 7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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