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대만보다 25% 높은 제조업 임금, 지속 불가능할 것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제조업 상용 근로자의 임금 총액은 물가를 고려한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6만7491달러로, 일본(5만2802달러)보다 28% 높았다. 대만보다는 26% 높았다. 기업 이익의 일부가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임금 상승 속도가 경쟁국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문제다. 2011년엔 일본 제조업 임금이 한국보다 높았다. 하지만 그 후 13년간 일본 임금은 35% 오른 반면, 한국은 83% 급등했다. 한국 임금 인상 폭이 일본의 2배를 훌쩍 넘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임금 상승에 걸맞은 생산성 향상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연간 임금 상승률은 2011~2017년 연평균 3.3%에서 2018~2023년에는 4%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2.5%에서 1.7%로 거꾸로 떨어졌다. OECD 기준으로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3.3달러(2023년)로 일본(56.8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고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 일본과 임금 차이를 분석해 보면 문제의 원인이 분명해진다. 한국 대기업 급여는 일본보다 59% 많았지만, 중소기업은 22%가량 높은 데 그쳤다. 한일 양국 간 임금 차이가 주로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임금 상승이 생산성 향상 때문이 아니라 강성 노조와 연공형 임금 체계 때문이란 뜻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정치권을 등에 업고 고임금 잔치를 벌이는 동안 그 밖의 근로자들은 소외됐다. 그러니 청년들은 전체 일자리의 12%에 불과한 대기업 입사에만 매달리고, 중소기업은 만성적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업들이 벌어놓은 돈으로 당분간은 일본·대만보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생산성보다 인건비가 더 빨리 오르면 결국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 기득권 노조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연공이 아닌 성과 중심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노동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과 제조업 경쟁력 약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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