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축종·휴일 가리지 않는다…하루 3건 고병원성 AI 동시 확진 ‘비상’

김소영 기자 2025. 12. 2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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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고창·나주서 1건씩 한날 확진
축종도 산란계·육용오리·종오리 제각각
발생농장 동일 계열화업체 관리 고삐 죄고
산란계 밀집단지엔 중앙부처 공무원 급파
연합뉴스

세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위세가 대단하다. 지역과 축종을 가리지 않고 휩쓰는 모습이다. 특히 휴일을 앞둔 24일 각기 다른 시도 가금농장 3곳에서 같은 날 일제히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고강도 방역 대책에 돌입했다.

◆발생 상황은=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24일 경기 안성 산란계농장,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장, 전남 나주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관계기관·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 

이들 세곳 가운데 사육규모가 가장 큰 곳은 안성 산란계농장이다. 11만900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고창 육용오리농장은 8000여마리, 나주 종오리농장은 6000여마리를 키운다. 바이러스 유형은 세곳 모두 H5N1형이다. 

항원 검출 과정은 다소 달랐다. 안성 산란계농장과 나주 종오리농장은 폐사한 개체가 늘어나 자체적으로 정밀 검사한 과정에서 항원이 발견됐다. 고창 육용오리농장은 정기 예찰 검사 과정에서 나타났다. 

한날 세곳 동시 확진으로 인해 2025~2026년 동절기 전국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는 18건에서 21건으로 앞자리 숫자 자체를 갈아끼게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8건(안성 3건, 화성·평택 각 2건, 파주 1건)으로 최다였다. 충북 4건(괴산·영동·진천·음성 각 1건), 충남 3건(천안 2건, 보령 1건), 전북 2건(고창·남원 각 1건), 전남 3건(나주 2건, 영암 1건), 광주광역시 1건을 기록했다. 

특이한 것은 야생조류 검출 건수와 가금농장 발생 사례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야생조류 검출 건수는 24일 기준 21건으로 집계됐다. 경기·충북 각 1건, 충남 5건, 전북 3건, 전남 4건, 경북 3건, 경남·부산·광주광역시·서울 각 1건이었다. 

전남 나주시 관계자들이 거점소독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나주시

◆초동 조치는=중수본은 안성·고창·나주 가금농장 3곳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된 즉시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출입을 통제했다.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시행했고 역학조사에도 돌입했다.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스탠드스틸)’ 도 내렸다. 스탠드스틸은 발생 축종·지역·계열업체와 관련된 농장·도축장·차량 등에 대해 일정기간 이동을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안성 산란계농장과 나주 종오리농장 관련해선 23일 오후 11시부터, 고창 육용오리농장에 대해선 낮 12시부터 24시간 이동을 제한했다. 

발생농장 반경 10㎞를 방역지역(또는 방역대)이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 자리한 다른 가금농장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안성 방역지역은 23곳, 고창은 36곳, 나주는 63곳이 대상이다. 전국 철새도래지·소하천·저수지 주변 도로와 가금농장 진입로 등을 소독하는 것도 재개했다. 

‘일시이동중지명령’ 발동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오리 계열업체·산란계 밀집단지 관리 강화=

중수본이 새롭게 꺼내든 카드는 계열업체에 대한 관리 강화다. 국내 가금육·가금산물 시장은 계열화업체 중심으로 재편돼 있다. 농가가 생산한 씨오리·오리고기·달걀 등은 계약된 업체에 전속 공급하는 구조다. 

나주 종오리농장과 고창 육용오리농장 계열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오리 사육농장(나주 43곳, 고창 30곳)과 전북도 전체 오리농장 115곳에 대해선 휴일인 25일부터 일제 정밀검사를 시행한다. 해당 계열업체 소속 도축장의 도축단계 검사 비율도 기존 30%에서 60%로 강화한다. 

산란계 밀집 사육단지에 대한 방역도 확대했다. 경기 안성, 충남 천안 등 추가 발생이 높은 지역에 24일부터 농식품부 과장급을 파견해 현장에서 방역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지도·관리한다. 

또한 전국 산란계농장을 대상으로 31일까지 시행 중인 일제 정밀검사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산란계 밀집단지와 10만마리 이상 대규모 산란계 농장 중 위험농장 96곳에 대해선 26일까지 점검해 방역상의 미흡 사항을 보완하도록 한다. 

아울러 안성·천안 방역지역을 출입하는 알·분뇨·사료 운반 차량과 난좌·팰릿 같은 관련 물품에 대해서도 31일까지 불시에 환경 검사를 시행해 오염됐는지를 확인한다. 차량·물품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홍보한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하루에 3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각각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엄중한 상황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방정부와 관계기관 등 가용한 인력 및 자원을 총 동원하여 총력 대응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25일부터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소독 등 방역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방정부·관계기관·생산자단체에서는 기온 하강 대비 소독요령 등 방역수칙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가금농장에선 소독 등 차단방역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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