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오피스텔 60억 전세사기…집주인은 멀쩡히 정치활동

이상엽 기자 2025. 12. 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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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초년생들의 피 같은 오피스텔 보증금, 6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집주인이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추적해 봤더니 돈이 없다던 집주인은 각종 정치 활동엔 적극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5살 이 직장인은 든든한 딸이 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일했습니다.

[A씨/전세사기 피해자 : 점심값도 너무 아까워서 삼각김밥이랑 우유 같은 거 그런 거 먹고.]

아끼고 또 아껴서 1억원 넘는 돈을 모았습니다.

[A씨/전세사기 피해자 : 손 벌리기보다는 제가 열심히 해서 20살 때부터 모은 돈으로…]

대출 없이 서울에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지금은 그 순간을 자책합니다.

집주인이 4년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A씨/전세사기 피해자 : 어쨌든 계약한 건 저고. 처음에는 집주인 탓을 하다가도 점점 저를 탓하게 되는…]

자영업자 32살 B씨도 자신을 탓했습니다.

보증금 2억 5천만원, 부모님 노후 자금입니다.

[B씨/전세사기 피해자 : 신축이라서 시세가 안 나온다고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못 했어요. 나만 이렇게 불행한가 절망감도 많이 들고.]

둘 다 서울 광진구 한 오피스텔에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37세대 임차인들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60억원에 이릅니다.

일을 하고 공부도 하며 경찰과 법원을 오간 24살 C씨.

이제야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받았습니다.

[C씨/전세사기 피해자 : 피해자 결정문 종이 한 장 받으려고 온갖 서류를 다 떼서 바치고.]

하지만 거기까지였고 달라진 건 없습니다.

돈 없다던 집주인이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C씨/전세사기 피해자 : 윤석열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카톡 프로필로… 정치 관련된 활동도 엄청 많이 하고.]

집주인 윤모 씨, 임대인 명의는 아내로 해놨습니다.

자신은 자유와 희망이라는 보수단체를 만들어 정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이른바 윤사모 서울협의회 총회장이기도 합니다.

집회에 나가고 사람을 모으고 정치 활동에 쓸 돈은 있어도 임차인들에게 갚을 돈은 없습니다.

[윤모 씨/집주인 : 사업하는데 경기가 안 좋아서 나도 이제 만세를 부른 거지.]

윤씨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탓했습니다.

[윤모 씨/집주인 : 내가 파산을 하게 되면 자기 보증금 한없이 못 찾아갑니다. 경매를 봐도 자기 금액에 한참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못 찾아갑니다.]

보증금은 안 돌려줬지만 지금 집에서 살게 해주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윤모 씨/집주인 : {회생과 별개로 전세보증금은 우선 변제해줘야 하는 거예요.} 당연하죠. 대신에 현재 사람들이 여기 살고 있잖아요. 값어치는 항상 가지고 있어. {여기 안 살고 싶은데 뭔 상관이에요?} …]

정치 활동은 경제 활동과 관련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윤모 씨/집주인 : {사회초년생들이라서 더 미안한 마음은 없으세요?} 다 미안하죠. 그러나 원래 시작이 잘못 꼬이니까 결과가 이렇게 나서 그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사기 관련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먼저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현실화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정부가 이름만 붙였을 뿐 이들은 구제받지 못했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뗀 이 초년생들이 절망을 딛고 희망을 회복하려면 한 장짜리 피해자 결정문보다 이들의 전부인 전세보증금을 되찾아야 합니다.

[영상편집 임인수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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