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바' 박찬호, 젠지 코치 합류… "광주 응원 업고 롤드컵 우승"

정성현 기자 2025. 12.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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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유상욱 감독과 호흡… '지략가' 낙점
군 입대 전후 지역e스포츠 저변 확대 헌신
장애인 e스포츠 꿈 키운 ‘광주 영웅’ 귀환
"생각 못한 값진 기회… 금의환향하겠다"
광주 출신 프로게이머 '노바' 박찬호. 젠지e스포츠 제공

고향 광주에서 장애인 e스포츠 선수 육성 등 지역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봉사해온 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노바' 박찬호(28)가 국내외 e스포츠 명문 구단 젠지e스포츠 1군 코치로 합류, 지도자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본보 2024년3월28일자 '롤드컵 스타들, 장애인e스포츠 선수 육성 나선다'>

2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코치는 전날 젠지 1군 코치진에 합류해 차기 시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과 높은 선발 기준으로 알려진 젠지에서 '룰러' 박재혁, '쵸비' 정지훈, '기인' 김기인 등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세계 무대를 겨냥한다. 이번 합류로 박 코치는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최상위 무대에 서게 됐다.

이번 영입의 배경에는 유상욱 신임 감독과의 오랜 신뢰가 자리한다. 두 사람은 과거 리브 샌드박스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지도 철학과 전략적 판단을 공유해 왔다. 젠지 측은 박 코치가 아카데미와 챌린저스 무대에서 쌓아온 현장 경험과 선수 이해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지 1군 서포터 '듀로' 주민규 선수 역시 박 코치가 아카데미 단계에서 직접 지도하고 발굴한 인재로 알려졌다.

박 코치는 선수 시절 APK 프린스와 진에어 그린윙스 등에서 서포터로 활약하며 '벼락같은 이니시'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지도자로 전향한 그는 샌드박스와 젠지 아카데미를 거치며 유망주 육성에 집중해왔다. 특히 군 전역 직후 경력 단절의 우려가 컸던 시기에도 고향에서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역 인재 발굴과 장애인 e스포츠 저변 확대에 매진하며 지도자로서의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 2024년 3월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프로게이머 선수들(노바·솔파·막눈)과 장애인e스포츠 훈련생들이 협약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박 코치의 책임감은 지역 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3월 전남일보와 정재성 광주 북구의원이 공동 추진한 재능기부 협약을 통해 장애인 e스포츠 아카데미팀 'e루다' 지도자로 참여했다. 서구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주 2회 진행된 1대1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장애 유형별 특성에 맞는 세밀한 지도를 이어갔다. 프로 출신 지도자가 장애인 e스포츠 훈련을 체계적으로 전담한 사례는 전국에서도 드문 일이다.

당시 지도를 받은 박시후(17) 군은 "혼자 연습할 때는 막막했는데, 옆에서 방향을 잡아주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박 코치님처럼 프로게이머가 돼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광주장애인e스포츠선수단 부모회장도 "환경적 한계로 어려움이 컸던 아이들에게 박 코치는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희망이었다"며 "장애인 e스포츠 불모지인 광주에서 훌륭한 코치진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라고 회상했다.

박 코치의 지역 저변 확대 노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e스포츠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도 병행해 가정에서 훈련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e스포츠를 통한 성취 경험이 장애 학생들의 자신감 회복과 사회적 관계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세계 무대로 향하는 지금도 박 코치는 고향과의 연결을 강조한다.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역 이후 찾아온 이번 기회가 정말 값지다. 우승권 팀에 합류한 만큼 보탬이 되는 코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에서 받은 응원 잊지 않고, 반드시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려 금의환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광주 북구를 중심으로 e스포츠 산업과 인재 육성을 뒷받침하려는 정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주 출신 초신성 '슈퍼노바' 박찬호의 도전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연철 광주e스포츠교육원장(호남대 e스포츠산업학과장)은 "지도자로서의 전환과 지역 사회에서의 책임을 묵묵히 수행해 온 지역 출신 선수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e스포츠 활성화와 건전한 여가 문화 확산에 교육원이 중심적 역할을 하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아카데미 훈련생·학부모들을 1대1 지도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