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샀는데 수도꼭지 ‘펑’…쿠팡 책임 없다는 ‘판매자로켓’에 소비자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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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로켓에 붙은 쿠팡 로켓 표시 믿고 주문한 건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어요."
길씨는 24일 한겨레에 "제품 책임이 없다면서도 고객 응대는 쿠팡에서 맡는 형태라, 판매자 연락처조차 쿠팡에 여러번 문의해 알아냈다. 판매자 이름은 중국인이었고 전화를 수십통 해도 받지 않았다"며 "로켓 로고만 보고 쿠팡이 제품 안전, 보험 가입 여부 정도는 확인했을 거라고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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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로켓에 붙은 쿠팡 로켓 표시 믿고 주문한 건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어요.”
길아무개(25)씨 가족은 지난 9월 쿠팡에서 ‘판매자 로켓’으로 수도꼭지를 구입한 뒤 업체를 불러 설치했다. “수도꼭지가 좀 약한 것 같다”는 설치 업체 설명이 불안했지만, “안전하다”는 쿠팡 누리집 상품 설명을 믿었다. 하지만 두달 뒤인 올해 11월 수도꼭지 손잡이 부분이 터지면서 냉수·온수가 솟구치며 집안이 물바다가 됐다. 발목 높이까지 잠긴 물을 빼고 장판·벽지·가구를 교체했으며 아랫집 누수 보상 비용까지 170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길씨는 쿠팡에 제품 결함과 보상을 문의했지만, ‘우리는 중개만 할 뿐, 제품 결함과 관련해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돌아왔다. 길씨는 24일 한겨레에 “제품 책임이 없다면서도 고객 응대는 쿠팡에서 맡는 형태라, 판매자 연락처조차 쿠팡에 여러번 문의해 알아냈다. 판매자 이름은 중국인이었고 전화를 수십통 해도 받지 않았다”며 “로켓 로고만 보고 쿠팡이 제품 안전, 보험 가입 여부 정도는 확인했을 거라고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쿠팡이 도입한 ‘판매자 로켓’이 소비자들에게 ‘쿠팡이 책임지는 제품’이라는 오해를 일으키는 반면, 제품 환불·교환이나 보상 책임은 판매자에게 미뤄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 사후 처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알리고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판매자 로켓은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 쪽이 상품 보관, 관리, 배송, 포장, 고객 응대 등을 대신 처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쿠팡에서 이렇게 판매되는 상품에는 주황색 ‘판매자 로켓’ 배지가 달린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판매자 로켓 배지를 쿠팡이 직접 매입한 뒤 판매하는(직매입) ‘쿠팡 로켓’ 상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적지않다는 점이다. 쿠팡 로켓 상품과 달리 판매자 로켓의 경우 제품에 대한 후속 책임은 쿠팡이 지지 않는다. 판매자 로켓 상품에는 ‘(쿠팡은) 광고, 상품 주문, 배송 및 환불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표시되지만, 길게 이어지는 상품 설명, 고객 후기, 추천 상품 끝에 작게 적혀 확인도 쉽지 않다.

지난해 5월 쿠팡에서 판매자 로켓으로 전기자전거를 구매한 ㄱ(28)씨도 페달과 체인에서 ‘철커덕’ 소리가 나는 등 안전이 우려돼 환불을 요청했다. 판매자 로켓 ‘고객 대응만’ 맡는 쿠팡이 환불 요청을 판매자에게 전하고, 판매자 요구를 쿠팡에서 전달받는 복잡한 과정이 수차례 이어졌다. ㄱ씨는 “제품 사진과 수리 업체의 불량 판정서까지 전달하면서 한달 이상 씨름했는데, 쿠팡은 결국 ‘환불이 안 된다’는 판매자 메시지만 전할 뿐이었다”며 “판매자 로켓 아이콘이 쿠팡 로고와 비슷해 쿠팡 제품을 산 거라고 생각했는데, 환불조차 받지 못할 줄 몰랐다”고 했다. ㄱ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한 상태다.
2021년 소비자 피해에 대한 판매자와 판매 플랫폼의 ‘연대책임’을 강화하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발의됐지만, 판매 플랫폼들이 책임을 나눌 만한 대규모 판매자와의 계약만 선호해 중소규모 판매자들이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법안이 폐기됐다. 곽민호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법률센터 변호사는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판매 플랫폼의 고지 방식을 강화하고, 플랫폼 입점 때 판매자의 영업배상 보험 가입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플랫폼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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