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자할 준비 끝” 미래에셋, 우본 6000억 '실탄 장전'
우량 오피스·물류 자산 '즉시 투자' 가능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IFC 분쟁 마무리
기관 자금 '단비'…시장 회복 신호탄 될까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로부터 위탁받은 6000억원 이상 규모의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본격 집행할 준비를 마쳤다.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로 얼어붙은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우량 자산이 등장할 경우 즉각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선별적 투자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량 오피스·물류 자산 '즉시 투자' 가능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우정사업본부(우본)의 국내 부동산 코어전략 펀드와 관련한 주요 약정을 체결하고, 투자 집행을 위한 제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해당 펀드는 최소 6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되며, 우본 출자 비율은 펀드 설정액의 85% 이하, 금액 기준으로는 최대 5000억원 수준이다.
우본이 펀드 자금의 대부분(85%)을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실상 공동투자자 1곳만 확보하면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투자 타이밍과 의사결정 속도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대상은 오피스와 물류시설 등 코어 및 코어플러스 자산이다. 특히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오피스 비중이 50%를 웃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임대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코어(Core) 전략은 도심 우량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 임대 수익과 배당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인 저위험 투자다.
코어플러스(Core Plus) 전략은 코어 전략의 안정성에 더해 일부 가치 상승(밸류애드)을 노려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코어 자산에 약간의 리모델링이나 운영 개선을 해서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다.
즉 코어는 안정성, 코어플러스는 안정성 및 가치 향상(+α)을 추구하는 부동산 투자 전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굵직한 딜을 마무리하는 등 ‘희소식’이 많았다.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1조원 이상 벌었고,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이행보증금 반환 관련 소송에서도 이겼다.
판교 테크원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4번지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7236㎡(약 6만평) 규모 초대형 오피스다. 오는 2027년 만기인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62호’ 펀드에 담겨 있다.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IFC 분쟁 마무리
이 건물은 판교 내 최대 규모의 트로피에셋으로 꼽힌다. 당초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가 같이 투자했으며, 네이버가 지난 2023년 오피스 수익증권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했다.

이로써 국내 오피스시장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판교 권역 내에서도 가장 높은 평당가를 달성했다. 특히 분당 오피스권역은 ‘판교 테크원타워’ 영향으로 올해 3분기에만 1조9820억원이 거래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분당 거래규모를 달성했다.
이번 거래로 미래에셋은 운용 분배금과 매각차익을 합해 약 1조1200억원 이익을 투자자에게 실현했다. 이는 펀드 설정액 4300억원 대비 약 2.6배, 내부수익률(IRR)은 약 23%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래에셋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빌딩 2000억원 이행보증금(계약금) 관련 캐나다계 브룩필드자산운용과의 소송에서도 이겼다. 브룩필드는 지난 5일 미래에셋에 IFC 매입 계약 무산에 따른 2000억원과 지연이자·중재 비용 등 총 2830억원을 현급 지급했다.
당초 브룩필드는 내년 1월까지 IFC 판결 관련 취소신청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가압류 신청으로 IFC 관련 지분 매각은 물론 어떠한 경제적 처분도 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이행보증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IFC 이행보증금 반환 문제로 수년간 지속했던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측 간 갈등이 마무리되면서 서울시내 ‘조 단위’ 오피스 매물로 거론됐던 IFC도 매각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선별적 투자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투자 경험과 대체투자 운용 역량을 모두 갖췄다”며 “우본 자금을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가 경쟁력 있는 자산이 나오면 빠르게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환율, 30원 넘게 급락해 '1449.8원'…연금·기업 실탄도 대기(종합)
- MC몽·차가원 회장, 불륜설 부인 "조작된 내용…강력 법적 대응"(종합)
- '돌반지 한돈 100만원' 현실 됐다...미쳐버린 금값
- “많이 좋아해” 트럼프, 이재명 대통령에 ‘황금열쇠’ 줬다
- "범죄수익 같이 숨겼다"…'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동생·처가도 입건 [only 이데...
- "연봉 1.5억인데 일할 사람 없어…차라리 폐업이 낫다"
- “박나래, 목포 사는 母+일 안 한 남친에 월급은 횡령”
- "집 앞에 핏자국이"…일가족 3명 살해한 30대 막내아들은 왜
- 고려아연, 美 제련소 계획대로 간다…경영권 방어에 '청신호'(종합)
- 청와대 이전 본격화…국방부 이전 예산 없어 '빈 대통령실' 유지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