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라대·김대중대’, 학생들 반발 샀다…목포대·순천대 통합 무산 위기
‘시위하겠다’·‘자퇴·편입하겠다’ 반발
목포대학생들도 교명에 대한 거부감 표출
재투표 가능성도 불투명…반전 카드 고심

국립 목포대학교와 국립 순천대학교의 통합이 순천대 학생들의 반대로 좌초된 가운데 전라대와 김대중대 등 교명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이 매우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라남도는 학생들의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내달 재투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순천대 측의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돼 재투표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24일 남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순천대가 우석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대학 통합과 투표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양 대학 통합공동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교명 후보로 확정한 '전라국립대학교'와 '전남국립연합대학교'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제안한 '김대중대' 등이 지역색이 매우 강하다며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설명회장 안팎에서는 '시위를 열겠다'거나 '자퇴·편입하겠다' 등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배경에는 순천대에 비호남권 학생 비율이 20~30% 가량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외지 출신 학생들이 많고, 최근 보수색이 강해진 2030세대의 특성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목포대 역시 학생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기는 했으나, 교수나 직원 등이 80%대를 넘긴 것에 비해 60%에 그쳤다. 목포대에서도 교명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학생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순천대 졸업생과 재학생만 볼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통합이 된다고 해서 의대 설립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는 영상이 올라오는 등 통합을 부정적인 여론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남도의 계획대로 한달 뒤 재투표를 한들 학생들의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전남도는 "학생들의 이해가 부족해 반대 여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홍보 활동을 통해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 뒤 내달 중순쯤 재투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순천대의 반응이 싸늘하다. 이병운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구성원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투표 결과에 담긴 뜻을 면밀히 검토해 현실적인 대안을 원점부터 다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대학통합 공동추진위원회' 회의도 순천대가 내부 의견 조율을 이유로 연기했다.
순천대 관계자는 "재투표에 대해 학교에서 정해진 입장은 전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만일 재투표가 이뤄지지 않고 이대로 장기화할 경우 2027년 통합 의대 설립은 물론, 학교 통합마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통합된 여론을 이끌지 못한 이병운 순천대 총장의 리더십은 물론 의대 설립을 목표로 대학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김영록 지사의 정치적인 타격까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유감을 나타냈다.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시 한번 집단지성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두 대학은 23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교원, 직원·조교, 학생 등 3개 직역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목포대는 교수 87.8%, 직원 81.2%, 학생 67.2% 등 세 직역 모두 찬성률이 50%를 넉넉히 넘겼다.
순천대는 교원 찬성률 56.1%, 직원·조교 찬성률 80.1%를 기록했다. 그러나 학생은 6천328명 중 3천658명(투표율 57.8%)이 참여해 투표자 중 2천62명(60.7%)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순천대는 3개 직역 모두 찬성률 50% 이상 기록할 경우에만 찬성으로 간주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대학 통합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반대'로 최종 판정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