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모스크에서 오전 4시 기도시간 알리는 소음이?···요미우리 “가짜뉴스”

일본 오사카의 한 모스크에서 오전 4시에 큰 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주변 주민들의 잠을 깨우는 등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동영상이 일본 엑스와 틱톡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동영상을 조사한 결과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모스크를 찍은 화면에 가짜 설명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보도했다.
하얀색의 모스크로 보이는 건물에서 이슬람교의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들려오는 상황을 보여주는 해당 동영상에는 ‘오사카의 주택가에서 오전 4시, 기도를 재촉하는 부름이 큰 음량으로 흘러나온다’ ‘일본인의 생활이 파괴된다’ 등의 자막이 달려있다. 무슬림의 새벽기도로 인해 오사카 주민들이 수면을 방해받고 있다는 의미의 이 영상은 엑스,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30만회 이상 조회됐다. “쫓아내라” “침략자다” 등 해당 영상의 무슬림 혐오 취지에 동의를 표시하는 댓글들이 달린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해당 영상 속의 건물은 오사카가 아닌 미국 뉴욕주 라카와나에 있는 모스크로 확인됐다. 요미우리는 가짜 자막이 입혀지기 전 원래의 틱톡 영상은 무슬림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올린 것으로 “(모스크에) 좀 더 가까이 살아서 (아잔을)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영어 댓글이 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원래 영상에는 자막은 입혀져 있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원래의 영상을 누군가가 전재해 ‘이른 아침의 오사카’ 등 원래 내용과는 상관이 없는 자막을 붙여 확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스에도 가짜 정보를 담은 게시물에 대해 원래의 영상 주소를 링크하고, 미국에 있는 모스크임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올라와 있다.
요미우리는 모스크 운영과 교류 이벤트 등을 맡고 있는 오사카 이슬라믹센터 담당자가 “이 모스크는 오사카에는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정보로 비난받는 것은 슬프다”면서 “거짓 동영상으로 분열을 심화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우경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구 중 비중이 커지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도 확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정치권에서는 ‘일본인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극우 성향 신생 정당인 참정당 등의 세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자민당 총재 선거 기간 자신의 출신 지역인 나라시의 명물 사슴을 발로 걷어차는 외국인이 있다면서 반외국인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월에는 일본 체류 외국인 수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체류 외국인 총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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