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전력난에···美, 폐쇄 앞둔 화력 발전소까지 돌린다

박윤선 기자 2025. 12. 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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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폭증하자 미국에서는 폐쇄하기로 했던 화력발전소까지 다시 가동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총 8기의 석유 화력발전소로 구성된 피스크 발전소는 1960년대 지어진 노후 시설로 전력수요가 급등할 때만 임시로 돌리는 '피커(peaker)' 발전소 중 하나다.

피스크 발전소가 위치한 일리노이주는 미국의 데이터 인프라 기업 T5데이터센터가 총 20개 캠퍼스로 구성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등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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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치솟자 노후시설 재가동
환경 오염·높은 생산단가 지적도
지난 달 1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피스크 발전소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폭증하자 미국에서는 폐쇄하기로 했던 화력발전소까지 다시 가동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까지 나서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당장 전력수급이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폐쇄될 예정인 화력발전소 시설의 대부분이 노후한 탓에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전력 생산 비용도 높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피스크 발전소 경영진은 내년으로 예정된 발전소 폐쇄 계획을 철회하고 추가 운영을 결정했다. 총 8기의 석유 화력발전소로 구성된 피스크 발전소는 1960년대 지어진 노후 시설로 전력수요가 급등할 때만 임시로 돌리는 ‘피커(peaker)’ 발전소 중 하나다. 하지만 AI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전력사용량이 치솟자 8기 모두 재가동을 결정한 것이다. 피스크 발전소가 위치한 일리노이주는 미국의 데이터 인프라 기업 T5데이터센터가 총 20개 캠퍼스로 구성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등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폐쇄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가동되는 발전소는 피스크뿐만이 아니다. 로이터가 미국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북동부 13개 주의 전력망을 운영하는 PJM인터커넥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쇄 예정이었던 석유·가스·석탄발전소 23곳 중 13개의 폐쇄가 지연 또는 취소됐다. 이들 13곳 중 11곳이 피커 발전소였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치솟는 전력수요와 전기료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평가했다. 원전 지지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맞춰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문제는 원전 재가동과 건설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전력사용량과 전기료는 고공 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주거용 전기요금은 올 8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6.1% 뛰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주에서는 13%가 올랐으며 일리노이주도 15.8%나 상승했다. 이에 비상시에만 가동했던 피커 발전소로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미국에는 약 1000개에 달하는 피커 발전소가 있으며 발전량은 미국 전력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풀가동할 경우 총전력의 약 19%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피커 발전소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전력효율도 낮다는 점이다. 천연가스 피커 발전소는 일반 발전소에 비해 생산 전력당 1.6배 더 많은 이산화황을 배출한다. 또 일부 피커 발전소는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설비를 갖추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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