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일갈등 속 연말연시 의원외교도 ‘친대만’ 치중···“균형 잡기 어려워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대만을 방문하며 친대만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법무상 스즈키 게이스케 중의원과 총리 안보특별보좌관을 지낸 나가시마 아키히사 중의원, 간다 준이치 중의원 등은 전날 대만에서 라이칭더 총통, 차이잉원 전 총통과 만났다. 다키나미 히로후미 참의원도 라이 총통과 만남을 가졌다.
스즈키 의원은 타이완의 ‘유사’는 물론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만 자유시보는 전했다.
이들에 앞서 집권 자민당 고위급 인사인 간사장 대행 하기우다 고이치 중의원도 지난 22일 대만에서 라이 총통과 만나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기우다 의원은 라이 총통과의 면담에서 “대만은 보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외교부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일본 국회의원 30여명이 대만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대만은 정부 간 공식 외교 루트가 없다. 대신 초당파 친대만 성향 의원 모임인 ‘일화의원간담회’ 또는 자민당 내 청년국이 창구 역할을 하며 관계를 구축해 왔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정권엔 친대만 성향 인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후루야 게이지 현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일화의원간담회 회장을,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하기우다 간사장 대행은 일화의원간담회 간사장이다.
이와 달리 중일 간 의원 외교는 잠잠한 모양새다. 중국과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온 ‘일중우호의원연맹’의 회장인 모리야마 히로시 전 간사장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 퇴진과 함께 자민당 내에서 비주류로 밀려난 상태다. 중국과 관계를 중시해 온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에서 이탈했다.
일중우호의원연맹 소속인 오부치 유코 의원 등 인사들은 이달 초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방중 의사를 타진하는 등 관계 개선을 도모했으나 연내 중국 방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잇따르는 반면, 중국과의 교류는 정체 상태”라며 정부 간 외교 관계를 보완하는 성격인 의원 외교에서 균형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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