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아스트 '800억대' 부실 모르고 인수…전 사주에 수백억 소송

이번 소송은 김 전 대표가 이미 판매한 제품을 다시 재고자산으로 잡는 등 고의로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월 아스트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재고자산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검찰 고발조치했다. 아울러 과징금도 10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개인 과징금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유암코가 인수한 회사에서 이만큼 대규모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유암코는 아스트 인수 당시 실사를 진행했지만 회계부정을 발견하진 못했다. 해당 분식회계를 바로잡자 2022년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기존 1260억원에서 -146억원(자본잠식)으로 변경됐다. 기업가치가 큰폭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증선위에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검찰 고발을 결정할 당시는 상장폐지 위험도 있었다. 회계기준 위반에 따른 검찰 고발은 실질심사 사유기 때문이다. 다행히 증선위에서 아스트는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유암코는 이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아스트가 재고자산 과대계상에 대한 조치에 나선 것은 지난해 2월 8일로 2021년과 2022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그리고 한달 뒤인 3월 14일에 김 전 대표에 대해 손배소를 제기했다. 4월 8일에는 외부감사인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재고자산 과대계상을 지적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회계오류 사실 인지 이후 곧바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율공시를 추진했으나 거래소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공시 진행 시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며 "거래소 의견에 따라 기말 외부감사 후 재무제표 정정공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규정상 회계기준 위반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는 1년 가까이 상장폐지 가능성을 모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1월 코스닥 상장사 아크솔루션은 5년전 매출채권 16억원 가량을 과대계상했단 사실이 밝혀져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눈길이 가는 점은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유진자산운용 등 금융사가 아스트에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투자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에게 관련 사항(재고자산 과대계상)에 대해 충분한 사전 설명을 거친 뒤 (투자유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회계부정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제도권이 투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실질심사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자본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800억원대 회계 부정이 의심되는 회사에 투자를 집행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나중에 회사가 살아난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책임자 입장에서는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외부투자자는 아스트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고 납품 단가 인상 등을 포함한 아스트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고려해 아스트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며 "유암코의 구조조정 성과를 기대하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유암코는 FI와 함께 아스트에 총 4500억여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중 유암코가 알파에어로와 자회사 유앤아이대부를 통해 3400억원을 담당했다. 이는 현재 아스트의 시가총액(약 2400억원) 대비 2배에 가깝다. 예상치 못한 부실이 드러나면서 투자 규모가 눈덩어리처럼 불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FI는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해 발행한 2495억원 규모 CB의 전환가액은 액면가인 500원이다. 주가가 이보다 높이 형성되자 주식 전환을 통해 장내매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신한캐피탈은 보유한 CB를 전량 전환해 장내매도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아스트의 미상환사채는 2280억원 규모로 주식으로 전환시 4억5600만주가 발행된다. 이는 현재 아스트 총 주식 수보다도 많은 물량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아스트는 유암코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및 정상화 노력으로 실적 개선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투자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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