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로 파고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쓰는 자 vs 만드는 자’ [엠블록레터]


우리가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 같은 글로벌 브랜드망을 거치며 수수료가 붙고 정산도 며칠씩 걸립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하면 복잡한 중개 과정이 사라집니다. 실시간 정산은 물론, 해외 결제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죠. 카드사들이 해외 코인 거래소와 연동해 ‘코인 결제 카드’를 만들려는 이유입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이미 수천만 명의 유저와 전국 골목골목 깔린 가맹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선불충전금’ 생태계에 스테이블코인만 얹으면 됩니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K팝과 컬쳐 관련 결제, 지역 전통시장 거래 등 활용사례를 제시했어요. 이를 위해 자신들의 슈퍼 월렛을 중심으로 디지털 인프라, 기반 서비스, 폭넓은 활용사례를 모두 아우르는 ‘풀스택’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어디서든 폰만 대면 결제되는 경험, 이것이 핀테크가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BC카드는 외국인이 보유한 USDT나 USDC와 같은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결제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실증사업을 진행했어요. 국경간 제한없는 이동이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장점을 결제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에요. 이를 통해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은행들도 각자 나름대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어요. 신한은행은 일본 등 글로벌 금융사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송금 기술을 테스트하는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를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며칠 걸리던 무역 송금을 몇 분 만에 끝내는 기술력을 입증했어요. 은행이 하니 인프라와 신뢰도 측면에서도 널리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소비자 접점입니다. 우리는 송금할 때만 은행 앱을 켜죠,. 편의점에서, 식당에서 결제할 때는 ‘페이 앱’이나 ‘카드’를 꺼냅니다. 은행이 아무리 안전한 코인을 발행해도 이를 받아줄 가맹점이 없고 소비자의 손이 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예금이 코인으로 빠져나가는 ‘자금 이탈’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2022년 ‘테라-루나 사태’에요. 당시 테라는 소비에 해당하는 사용처 확장에 주력했고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뒷단의 가치를 지탱하는 운용과 신뢰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다응했습니다. 그러다 참혹한 결과를 낳았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결국 원화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의 열쇠는 “각자 잘하는 것을 하자”로 정리할 수 있어요. 특히 중요한 것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거죠. 은행은 엄격한 규제 준수와 지급준비금 관리를 통해 ‘돈의 가치’를 보증(발행)합니다. 제2의 루나 사태를 막을 안전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카드·핀테크 회사들은 편리한 앱과 촘촘한 가맹점망을 통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코인을 쓰게(소비) 만듭니다. 이를 통해 사용처를 확대함으로써 사용자 기반을 구축해 스테이블코인 사업, 그리고 생태계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서로의 밥그릇을 뺏으려 하기보다 은행의 ‘단단한 금고’ 위에 핀테크의 ‘빠른 날개’를 달 때 비로소 우리 지갑 속에 안전하고 편리한 디지털 화폐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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