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산당, ‘권력 1위’ 럼 서기장 유임 승인···시민운동 탄압한 ‘공안통’에 권력 집중

베트남 공산당이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서기장의 5년 유임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내년 1월 전국당대회에서 ‘공안통’ 럼 서기장의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2∼23일 베트남 공산당은 향후 5년 동안 국가 최고 지도부를 이끌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제15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또 럼 서기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회의 내용을 전해 들은 소식통은 AFP에 “변화는 없다”며 “당 수반(서기장)은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현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럼 서기장이 계속 직위를 수행하고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직도 동시에 겸직하는 지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은 공산당 서기장을 중심으로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 등 권력 서열 1∼4위의 최고 지도부가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럼 장관의 유임과 국가주석 겸직은 베트남 정치의 권력 집중 심화 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럼 서기장은 전날 폐회 연설에서 최고 지도자 후보 명단은 밝히지 않은 채 “압도적 표로 후보자들이 승인됐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단결하고 높은 책임감과 효율성으로 함께 일함으로써 당과 국민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유임은 내년 1월 19∼25일 열리는 전국당대회에서 최종 확정된 후 공식 발표된다. 향후 5년간 주요 정책 계획도 이때 공개될 예정이다.
럼 서기장은 1957년 7월 베트남 북부 흥옌성에서 태어났으며 법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1979년부터 공안부에서만 40년 넘게 근무한 ‘공안통’으로 베트남 내 시민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진압해 강경파로 꼽혔다. 실제로 그는 ‘불타는 용광로’로 불린 반부패 수사를 주도했으며 당·정부 간부와 기업인 등 수천 명을 체포했다.
2016년 공안부 장관을 지낸 럼 서기장은 2024년 5월 국가주석직을 맡았고, 같은 해 7월 응우옌 푸 쫑 당시 서기장이 별세하면서 최고권자에 올랐다.
그는 1980년대 후반 공산당 지도부가 친시장 개혁 정책을 채택한 이후 가장 광범위한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럼 서기장은 최근까지 행정 개혁과 기반 시설 투자에 속도를 냈으며 30개 중앙 행정기관을 22개로 줄이는 등 정부조직도 개편했다. 부패 척결을 통한 경제 성장에도 속도를 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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