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정복’ 해답 찾았나…모낭 세포분열 막아도 머리카락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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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은 두피 속 모낭에서 만들어져 아래에서 위로 밀려 나오며 자란다.
연구진은 첨단 3D 실시간 현미경 영상 기술을 사용해 실험실 환경에서 모낭 세포를 90시간 동안 추적한 결과, 모간(피부 위로 보이는 머리카락 부분)을 감싸고 있는 외모근초(outer root sheath) 층의 세포들이 소용돌이 모양을 그리며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모발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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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 올리는 게 아니라 끌어당겨
주변 조직이 작은 모터처럼 작용

머리카락은 두피 속 모낭에서 만들어져 아래에서 위로 밀려 나오며 자란다. 많은 이들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로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 머리카락은 밑에서부터 밀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세포들이 위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카락이 만들어지는 곳은 두피 속 모낭 바닥에 둥글게 부풀어 있는 모구(hair bulb) 안의 모유두(dermal papilla)라는 혈관·신경 덩어리다. 이곳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면서 머리카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모모세포라는 각질세포가 분열하면서 단단해지고, 이 덩어리가 위로 밀려 올라오며 우리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이 된다. 두피 밖으로 삐죽이 솟아나온 머리카락은 사실은 죽은 단백질(케라틴) 덩어리다. 머리카락이 자라는 기간은 대략 2~6년이다(성장기). 그런 다음 성장을 멈췄다가(휴지기) 두세달 후 빠져버린다(퇴화기).

소용돌이 모양으로 회전하며 위로 끌어 올려
연구진은 첨단 3D 실시간 현미경 영상 기술을 사용해 실험실 환경에서 모낭 세포를 90시간 동안 추적한 결과, 모간(피부 위로 보이는 머리카락 부분)을 감싸고 있는 외모근초(outer root sheath) 층의 세포들이 소용돌이 모양을 그리며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모발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퀸메리대의 이네스 세케이라 박사(구강피부생물학)는 “모낭 안에서 매우 흥미로운 안무가 펼쳐지고 있었다”며 “수십년 동안 머리카락은 모구에서부터 위로 밀려 나온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연구에서 주변 조직이 마치 작은 모터처럼 작동하면서 머리카락이 위쪽으로 끌어올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모낭 내부의 세포 분열을 차단한 뒤 살펴봤다. 이전 상식대로라면 머리카락은 성장을 멈춰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비웃듯 머리카락은 계속 자랐다.
반면 세포의 형태를 유지해주고 세포 이동과 수축에 관여하는 세포 골격 단백질인 액틴(actin)의 기능을 방해하자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가 80% 이상 감소했다.
새로운 탈모 치료 방식 나올까
이번 연구는 머리카락 성장은 단순히 세포 분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근초가 모발을 위쪽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온전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동 제1저자인 로레알의 니콜라 티소 박사는 “단편적인 장면이 아닌 실시간 입체 타임랩스 현미경(3D time-lapse microscopy) 기법을 통해 모낭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풀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포가 모발을 잡아당기는 새로운 기제를 발견한 이번 연구가 탈모 치료 등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 정보
Mapping cell dynamics in human ex vivo hair follicles suggests pulling mechanism of hair growth. Nat Commun(2025).
https://doi.org/10.1038/s41467-025-65143-x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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