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조장옥 금농반점 대표 "짜장면 한 그릇으로 세상을 따듯하게"
취약계층에 ‘든든한 한끼’ 제공
나눔국민대상 국민포장 수상
"최고의 효사랑봉사단 회원 덕분"

"짜장면 한 그릇으로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으니 행복할 따름입니다."
전남 담양에서 중식당 '금농반점'을 운영하는 조장옥(65)대표의 하루는 여느 자영업자와 다르지 않았다.
이른 새벽 가게 문을 열고 재료를 손질하며 하루를 준비한다. 그의 하루가 특별해지는 순간은 따로 있다. 식당 불을 끄고 난 뒤, 혹은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봉사 현장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30년간 이어온 그의 '두 번째 일과'다. 조 대표는 효사랑봉사단을 비롯해 지역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며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급식 봉사와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담양 일대 시골마을과 요양원을 한 달 한두 차례 찾으며 30년 넘게 이어온 짜장면 봉사는 어느새 10만여 그릇에 달한다. 직접 조리한 음식을 싣고 마을을 돌며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안부를 묻는 일은 이제 그의 삶의 일부가 됐다.
음식은 배만 채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소신이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그의 봉사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말벗 하나 없이 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는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조 대표는 "밥을 드시며 자식 이야기, 젊은 시절 이야기를 꺼내실 때면 그 시간이 괜히 뭉클해진다"며 "외로움을 잠시라도 덜어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꾸준한 나눔은 지역사회 안팎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의 봉사 활동은 주요 포털과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됐고, 오랜 기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상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조 대표는 "상을 받기 위해 한 일이 아니다"라며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조 대표의 봉사는 거창한 구호보다 실천에 가깝다. 가게 수익이 넉넉지 않은 날에도 봉사를 멈추지 않았고, 바쁜 명절이나 혹서기·혹한기에도 현장을 지켰다. 주변에서는 "장사도 힘들 텐데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지만, 그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답한다.
조 대표는 "묵묵히 함께 봉사에 참여해준 효사랑봉사단 지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효사랑봉사단 박영수 회장과 문희선 총무를 비롯해 김영호, 김성영, 김세기, 김철곤, 주운종 회원, 이영철 원장, 추월밴드 봉사자들이 함께해 긴 세월 봉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