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직매립 금지로 구조적 전환 직면… 자원순환기관 거듭날 것” [세계초대석]
新 사업 발굴·수익구조 다변화 집중
매립가스 최소화 모니터링 시스템 등
폐기물 소화 33년 경험 국가적 자산
정부 등 4자 협의체 대체매립지 모색
매립외에도 자원 활용안 해법 다양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새해 첫날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를 시행한다. 1992년 첫 삽을 뜬 이후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도맡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새 분기점을 맞게 됐다.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19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구조적 전환기를 맞았다”며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 운영될 수 있게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는 2026년 1월1일부터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등에서 시행했던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한다. 수도권 기초지자체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은 반드시 소각·재활용 처리를 거친 잔재물 등만 매립할 수 있다. 이에 매립 잔재물량은 직매립하던 생활폐기물의 약 15% 수준까지 줄어든다. 직매립금지는 수도권매립지 유입 폐기물을 감량하고, 매립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내년 수도권에 이어 2030년 전국 지자체 모두 직매립을 할 수 없게 된다.

―폐기물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부분 지자체가 내년 생활폐기물을 위탁 처리할 민간 업체와 계약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공사는 지자체 생활폐기물 처리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시설 고장, 보수 등 직매립이 필요한 예외적 상황 때는 공사가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해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비하겠다.”
―직매립금지제도가 시행되면 공사 주 수입원도 그만큼 줄어드는데.
“직매립금지는 국가 폐기물정책에 중요한 전환이다. 동시에 공사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구조적 전환기를 맞는다. 반입 수수료 감소라는 재정적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수수료가 공사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만큼 심각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수입과 무관한 예산은 축소하고, 폐기물 처리 및 자원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서 신규 사업 발굴과 수익구조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생활폐기물 반입은 줄겠지만, 이미 공사가 소화하는 하수슬러지와 음식물폐수 반입량(2024년 반입량 중 43%)도 상당하다. 공사는 이 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와 고형연료를 생산해 판매 또는 자체 활용해왔다. 특히 하수슬러지의 경우 악취방지시설 개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올해 21만t이던 반입량이 내년 34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밖에서도 공사가 수행하는 사업이 있나.
“공사의 자원순환 기술은 세계 최고다. 그동안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수도권을 넘어 전국 폐기물 매립 및 처리시설을 대상으로 검사·기술지원 업무 확대 등에 집중하고 있다. 공사법에 업무 범위로 수도권이 규정돼 있어 타 지역에 관여하진 않았다. 대신 기술 전수나 자문은 수행한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간이소각기 자동개폐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매립가스를 효율적으로 포집해 자동으로 소각하는 것으로 악취를 최소화하고, 처리량을 실시간으로 기록·관리한다. 내년부터는 정부 지원을 받아 공사 내 제3-1매립장 외에도 광주 및 여수 지역 매립장에 우선 설치될 예정이다. 운영 성과와 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국 매립장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해외 기술 수출을 노력한 결과 2024년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몽골 울란바토르 나랑진 매립장에선 매립가스 소각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매립장에 포집·소각 시설을 조성해 12년 동안 총 56만7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전 과정을 공사가 맡고, 감축분의 일부를 국내로 가져오게 된다. 볼리비아 코차밤바시 카라카라 매립장에서도 매립가스 소각 활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발굴부터 공사가 주도한 아이템으로 내년부터 시설 설치에 들어간다. 타당성 조사 단계 아이템들도 본사업 추진을 앞뒀다. 2027년 말레이시아 테랑가누주 RS매립장에서 팜폐수 정제 및 바이오가스 활용사업이, 파나마 세로파타곤 매립장에선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도 설치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 명칭 변경도 추진 중인데.
“지금은 매립이 아닌 자원순환 시대다. 2024년 기준 공사 사업 43%가 폐기물 자원화 분야였다. 매립물 포집가스에서 2007년부터 2024년까지 총 505만㎿의 전기를 생산했고, 누적 수입도 5776억원을 거뒀다. 각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폐기물 자원화 사업들을 발굴·추진할 예정이다.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자연력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생산 등 탄소감축 중심으로 새 영역을 개척하겠다. 그에 맞는 명칭도 필요하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통과되면 사명이 ‘수도권자원순환공사’로 바뀐다. 매립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탄소감축 사업과 해외 폐기물 자원순환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 먹거리를 찾아 노력해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텐데.
“이전까지 하수슬러지를 건조해 고형 알갱이로 만들어 화력발전소에 판매했다. 화석 연료 대용이었는데, 문재인정부 때부터 화력 발전에서 화석 연료 대신 LNG로 전환이 늘면서 판로가 줄었다. 직매립금지로 직원들도 불안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다. 회사 수입이 줄고, 감원 불안감도 있다. 현원이 정원보다 적지만, 정책 영향을 고려해 채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사는 그동안 국고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 수익만으로 운영해왔다. 직매립금지 이후엔 국고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매립지도 4차 공모 끝에 선정 첫발을 내디뎠는데.
“지역주민과 소통이 중요하다. 어떤 이슈든 지역주민을 이해시키는 게 먼저다. 임기 동안 지역주민 협의체와 자주 만나 항상 협의체 동의를 거쳐 안건을 추진했다. 그 덕분에 임기 동안 큰 탈 없이 운영해왔다. 대체매립지를 선정,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주민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해결하고, 어려운 문제라면 우리 사정을 투명하게 전하고 양해를 구하면 된다. 갈등이 이뤄지는 곳을 보면 이런 절차를 생략하곤 한다. 이해와 소통만 이뤄져도 충분히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다.”
―대체매립지 운영과정에서 필요한 경험은.
“매립이 종료된다고 우리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대체매립지 조성에도 우리가 축적한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공사는 30여년간 수도권 폐기물 처리를 책임진 유일한 전문 공공기관이다. 매립·자원화·환경관리·주민소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현장 중심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는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산이다. 기후부가 주관하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 실태평가에서도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매립지 운영의 기준을 공사가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 대체매립지 설치와 운영을 결정하는 곳은 정부와 서울·경기·인천 4자 협의체다. 협의체가 공사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인천 사월마을 등 매립지 탓에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는데.
“사월마을 일대 환경질에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은 인근 폐기물업체다. 영세 사업자가 많아 주민 불만을 업체가 해결해주긴 어렵다. 주민들은 대신 공사에 어려움을 토로해왔고, 공사도 수시로 대화해왔다. 공사도 매립지 초창기 사월마을의 피해를 인정한다. 해당 지역은 매립지 영향지역이 아닐지라도 사후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환경질 모니터링·관리를 진행 중이다. 매립지 주변 영향지역으로 관리하고, 현재까지 33억원의 주민지원기금을 배정해 운영 중이다. 기금은 생활환경·주거 개선사업, 주민 건강검진비 지원 등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재개발이 예정돼 있는데 구획 정리가 들어간 후 주민을 위한 새 정착지가 필요하다.”

“영향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해 온 제1매립장 상부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을 책임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 세대를 아우르는 시민들의 건강·여가·소통 공간이자 매립 종료 이후 토지 활용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1954년 인천 서구 출생 ●단국대 화학공학 학사 ●단국대 행정학 석사 ●인천 서구의회 의원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인천전문대학 겸임교수 ●제10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2023년 8월∼)
대담=정재영 사회부장, 정리=차승윤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얼굴도 실력도 ‘제2의 김연아’?!…안재욱 첫째 딸, 깜짝 놀랄 소식 전했다
- [단독] 부자만 더 배불린 세법 개정… ‘자산 불평등’ 심화
- ‘옥동자’ 정종철, 개그맨 관두더니 45억 돈방석 앉았다…어떻게 벌었나 보니
- “학생 1명당 1만원”…불투명 커튼 달린 ‘밀실’ 급습하니
- ‘폭행·불륜’ 상간 소송 논란 스타부부, 이혼 6개월 만에 공개된 충격 근황
- “라면에 ‘이 재료’ 한 줌 넣었더니”…의사들이 놀랐다
- 73세 양희은, ‘심각한 상황’에 결국 치매 검사받았다…‘안타까운 상태’ 고백
- 가스 차고 배 아픈 사람들의 공통점…“‘이 습관’ 있었다”
- 61세 백지연, ‘생명 위협’ 응급실 이송…긴박한 상황 전했다
- 80세 선우용여, ‘뇌 손상·실명’ 한꺼번에 찾아와…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