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외소득 기준 3700만원’ 재정비 시동 거나

양석훈 기자 2025. 12.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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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운전으로 버는 농외소득이 연간 약 5000만원으로 공익직불금 지급 기준(3700만원)을 초과한다는 게 이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당초 22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농외소득 기준 현실화를 위한 '농업농촌공익직불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었지만 같은 날 잡힌 본회의가 필리버스터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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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은 잣대 현실 반영 못해
공익직불금 못받는 농민 속출
각종 농림사업·세제에도 영향
여야, 기준 현실화 법안 발의
국회 농해수위 논의 속도 기대
클립아트코리아

# 전남 장성에서 6만6000㎡(2만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한모씨는 해마다 ‘1000만원가량의 공익직불금을 받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으며 분통을 터뜨린다. 시내버스 운전으로 버는 농외소득이 연간 약 5000만원으로 공익직불금 지급 기준(3700만원)을 초과한다는 게 이유다. 한씨는 “안내를 하지 말든가, 받을 수 있는 돈을 못 받는다고 하니 더 속이 상한다”면서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농사와 운전을 병행하는데 열심히 사는 사람을 다독이진 못할망정 농민 취급도 안해준다”고 푸념했다. 한씨는 직불금뿐 아니라 전남도의 농어민 공익수당도 같은 이유로 배제됐다.

지난해 연말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공익직불금 지급 대상 소득 기준 논의가 늦게나마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해당 기준이 공익직불금 외에 각종 농림사업에도 준용되는 만큼 개선되면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농외소득이 연간 3700만원 이상이면 공익직불제 기본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2009년 당시 쌀 소득보전직불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2007년 가구 평균소득(3674만원)을 고려해 만든 기준인데, 이후 15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가구 평균소득은 7000만원선으로 올랐다.

농정당국도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말 국회에 ‘2025∼2029 제1차 공익직불제 기본계획안’을 제출하면서 농외소득 기준을 ‘맞벌이 외 가구소득(2019∼2023년 평균 4429만원)’을 감안해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탄력받을 것 같던 논의는 12·3 비상계엄 여파로 정국이 요동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늦게나마 재개되려던 국회 논의를 발목 잡은 건 이번에도 정쟁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당초 22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농외소득 기준 현실화를 위한 ‘농업농촌공익직불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었지만 같은 날 잡힌 본회의가 필리버스터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음 소위에서 ‘농업농촌공익직불법 개정안’이 우선 다뤄질 가능성이 높고, 개정안이 여야 모두로부터 발의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안은 농외소득 기준을 전국 가구 연 평균소득의 65%로 정하도록 했고,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안은 가계동향조사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고시하도록 했다. 농식품부도 농외소득 기준을 주기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을 법에 명문화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 액수는 하위법령에 담자는 입장이다.

농외소득 기준이 공익직불금뿐 아니라 각종 농림사업과 세제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농업계에선 개선에 속도를 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농외소득 3700만원 미만 농민에겐 농지 양도소득세(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상속세(상속세법 시행령)·취득세(지방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불제 기준이 바뀌면 기획재정부(내년 재정경제부)가 세법 개정에 앞서 각 부처 의견을 수렴할 때 관련 시행령 개정도 적극 건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법 개정을 위한 부처별 의견 취합은 통상 4월 마무리된다.

지방자치단체별 농민수당도 지급 기준 개선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 농어민 공익수당은 공익직불금을 준용해 농외소득 3700만원 규정을 지침에 두고 있는데 공익직불금 기준이 바뀌면 지침 개정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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