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못 믿겠다" 거리 나선 루마니아 시민들… 대통령, 사법 개혁 시동

문재연 2025. 12. 2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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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만에 사법 개혁을 위한 법관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단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부쿠레슈티의 대통령궁에서 판·검사 30여 명과 3시간 30분가량 사법 개혁에 대해 논의한 뒤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현지 매체 루마니아 저널과 루마니아 인사이더 등이 보도했다.

루마니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후보 추천은 최고사법위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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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탐사보도 채널 '리코더', 법관 부패 지적
사법개혁 촉구 나선 시민들… 길거리 시위 나서
대통령 "1월 법관 투표 진행… 최고 사법위 법관 교체"
] 14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현지 언론의 조사 보도로 사법부 내 고위급 정치 개입과 부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법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루마니아 국기와 사법 정의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부쿠레슈티=AP 뉴시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만에 사법 개혁을 위한 법관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법관과 검찰에 대한 인사 및 징계권을 독점하고 있는 '최고 사법위원회(Superior Council of Magistracy·SCM)'에 대한 전면 개혁 시도다. 이달 초 루마니아 사법부의 부패와 정치권 유착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계기로 법조계와 시민들 사이에 판사 선출제 도입을 포함한 사법 개혁 요구가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

단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부쿠레슈티의 대통령궁에서 판·검사 30여 명과 3시간 30분가량 사법 개혁에 대해 논의한 뒤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현지 매체 루마니아 저널과 루마니아 인사이더 등이 보도했다. 단 대통령은 "나는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1월 연휴가 끝나는 대로 법관들에게 최고 사법위가 공익을 위해 움직이는지, 특정 정치집단을 위해 움직이는지 묻는 투표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관들 다수가 최고사법위가 공익을 위해 일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면, 소속 위원 전원은 떠나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외부 감시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사법 행정기구를 구성할 뜻을 밝혔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루마니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후보 추천은 최고사법위만 할 수 있다. 판·검사 인사 추천권과 징계권을 독점하며, 총 19명의 위원 중 14명이 현직 판·검사여서 '밀어주기식 구성'이 가능하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지적이다.

루마니아의 사법 개혁 시도는 최고사법위 중심의 사법부 부패를 다룬 언론 보도에서 시작됐다. 앞서 루마니아의 탐사전문매체 리코더는 '포획된 정의(Captured Justice)'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영상은 최고사법위가 판·검사에 대한 인사권과 징계권, 재판배당권을 쥐고 고의적으로 정치부패 사범에 대한 재판을 지연시켜 2014~2022년 사이 수천 건의 부패·사기 사건을 공소시효를 만료라는 이유로 처벌 없이 종료했다고 폭로했다. 내부고발자나 개혁 성향 판사들을 징계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해당 보도 이후 루마니아 시민들은 수도 부쿠레슈티 등 전국에서 사법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다만 루마니아 대통령실은 법관 선출제 도입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지 언론은 무소속 출신인 단 대통령의 취약한 정치적 입지와 여소야대 구조를 고려했을 때, 입법을 통한 제도 개편이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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