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시계 빨라졌다, 이재용 공격경영 궤도
車스마트카메라 글로벌 점유율 1위… 전장산업 확장 기대
7개월만에 조단위 계약… 사법리스크 해소후 신사업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한 후 7개월 만에 '조' 단위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독일 'ZF프리드리히스하펜'(이하 ZF)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사업을 안으면서 올해에만 네 번째 대규모 빅딜을 이뤘다. 이 회장이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벗으면서 공격경영 전략도 본궤도에 오르는 양상이다.
23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독일 플랙트그룹(공조·15억유로) △독일 ZF ADAS사업(전장·15억유로)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오디오·3억5000만달러) △미국 젤스(헬스케어·수천억 원 추정) 등 굵직한 인수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7년 하만 인수를 결정하며 전장(전자장비)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했다. 당시 9조6000억원(약 80억달러)이 투입된 거래는 삼성의 역대 최대규모 M&A이자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사례에서 가장 큰 '빅딜'이었다. 삼성 계열사가 된 하만은 매출이 2배 증가하며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다. 인수 첫해 7조1000억원이던 매출규모는 지난해 14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중심으로 2020년 이후에만 7건의 M&A를 진행하며 몸집을 키웠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2조6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ZF ADAS사업을 가져온 건 그만큼 전장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부문 업계 1위인 하만은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하만이 인수하는 ZF ADAS사업은 차량용 스마트카메라와 컨트롤러 등 ADAS 관련 제품과 기술을 보유했다. 차량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스마트카메라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ADAS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한다. 이번 딜을 계기로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보조의 핵심역할을 하는 ADAS 관련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고 고성장 중인 ADAS시장에 진출한다. 하만의 주력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통합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또 삼성전자의 모바일, TV, 가전기술과 결합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 편의성 등을 기반으로 올해 422억달러(약 62조6000억원)에서 2030년 657억달러(약 97조4000억원) 2035년 1276억달러(약 189조3000억원)로 연평균 12%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최고경영자) 겸 오토모티브사업부문 사장은 "이번 인수로 ADAS사업을 하만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기술 변곡점에 있는 전장시장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만협력팀을 통해 대규모 M&A를 실행할 뿐만 아니라 하만과 삼성전자의 다양한 IT(정보기술)·SW(소프트웨어)·AI(인공지능) 기술과 전장·오디오 기술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2030년 매출 20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등 업체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M&A에 주목한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후 수년간 멈춰선 삼성의 신사업 공략이 더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달 조직개편에서는 그룹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에 M&A팀이 신설됐다. 팀장에는 하만 인수를 주도한 안중현 사장이 선임됐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간 AI, 로봇, 의료기술, 오디오 등 미래산업 전반에 걸쳐 꾸준히 투자를 확대했다. 지난해에도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시맨틱테크놀로지스) 헬스케어(소니오)분야 기업을 사들였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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