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기약 10알 먹고 괴물 봤다" 10대 '#OD(약물과다복용)' 실태 추적 / 풀버전
[앵커]
손바닥엔 알약이 가득하고 친구와 '오디 파티'를 열었다고 자랑합니다. 약물 과다 복용을 뜻하는 'OD'후기 글이 소셜미디어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감기약 등을 의도적으로 과다 복용해 환각을 경험한 사례를 공유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겁니다.
김서하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라온 글입니다.
'맛있는 건 정말 참을 수 없다'면서 알약 14개를 한꺼번에 담아둔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약상자 여러개와 함께 수면유도제로 가득찬 약통 사진도 보입니다.
약물 과다복용 'Overdose'의 줄임말인 이른바 'OD'에 관한 후기 글입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수면유도제나 감기약을 의도적으로 여러 알 복용한 뒤의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OD를 경험했다는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A씨 :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한 번에 10알을 먹었어요.]
문제는 환각 등 이상 행동입니다
[A씨 : 모르는 사람인데 계속 말 걸고 다니고, 바닥에 엎드려서 이렇게 계속 손으로 바닥을 파는 (행동을 했어요.)]
소셜미디어에 이런 환각을 경험한 글, 적지 않습니다.
"수면유도제 10알을 먹었더니 벌레가 보이면서 괴물이 자신을 잡아먹으려 했다"거나 "집주소도 모르는 애들이 방안에서 놀고 있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증상까지 묘사해놨습니다.
[B군 가족 : 손 떨림 이런 것도 엄청 심하고 몸을 계속 떨고 '환각이 보인다' 이러긴 하더라고요.]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과다 복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최근 5년 사이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는 줄었는데 10대만 1375명에서 1918명으로 40% 가까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해국/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뇌를 과하게 진정을 시키는 거기 때문에 기억력이나 주의력이나 인지기능이 장기적으로 떨어지게 되죠.]
청소년은 뇌가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앵커]
약물 과다 복용, 이른바 'OD'가 빠르게 유행할 수 있었던 건 청소년들이 약을 대량 구매해도 별다른 제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약국을 돌면서 상황을 점검해봤더니 한 번에 50알을 살 수 있는 약국도 있었습니다. 관리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은 겁니다.
이어서 김서하 기자입니다.
[기자]
'불안하면 부모님 심부름이라고 하면 된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수면유도제나 감기약을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글입니다.
'우리 동네 약국은 쉽게 뚫린다'며 대리 구매까지 제안합니다.
이러한 후기들처럼, 실제로 별다른 제지 없이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제가 직접 약국을 돌면서 여러 박스를 구매해보겠습니다.
[A약국 : {다섯 박스 정도 살 수 있을까요?} 네.]
미성년자 확인은 안 하는지도 물어봤습니다.
[A약국 : {저는 미성년자 아니긴 한데 이거 원래 아무나 살 수 있는 건가요?} 네, 이거는 특별히 제한은 없어요.]
그렇게 다섯 박스, 한번에 50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약국에선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말합니다.
[B약국 : 이건 습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잠들 수 있게 도와주는 거라.]
과다 복용으로 환각 증세까지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있는데도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된 탓에 구매 개수에 제한은 없습니다.
청소년에게도 마찬가집니다.
복약지도 역시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오인석/대한약사회 부회장 : 이걸 한 알씩 먹을 거라고 가정하고 줄 수도 있고. (약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 약국에서 판매 수량을 제한한다든지 그런 방법을 통해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식약처는 온라인상 불법·유해 정보를 차단하고, 약물 오남용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유규열 영상편집 원동주 영상디자인 봉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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