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소 제조업체, 원자재값 상승 '악소리'

박해윤 기자 2025. 12. 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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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에 중기 직격탄
계약상 납품가 반영 곤란
환율 리스크 관리 여력 無
원가 부담 완화 정책 시급
▲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인천일보 DB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인천지역 제조 현장에서는 수출 확대 효과보다 원자재 비용 부담이 먼저 체감되고 있다. 고환율이 수출기업의 기회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조업체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산업 현장 전반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

미추홀구 한 초경합금 제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텅스텐과 코발트 등 핵심 원료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 환율이 오르면 수입 단가가 즉각 제조 원가에 반영된다"며 "텅스텐 원료 가격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올랐고, 9월에는 두 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환율도 1500원에 가까워지면서 원가 부담이 더 커졌고, 판매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최근 거래처 발주 주기가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3.5원 오른 1483.6원을 기록, 148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구 한 표면처리용 소재 공급 중소기업 관계자는 "니켈 등 원자재 시세가 매일 바뀌는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면 단가 변동 폭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원자재는 선결제로 사오고, 판매는 외상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이 곧바로 자금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호소했다.

미추홀구 한 방위산업 자동화 설비 제조기업 관계자도 "설비에 들어가는 철강과 스테인리스, 기계·전자 부품 일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산화가 안 된 부품들은 환율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고 전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들 역시 고환율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남동구 한 유압실린더 제조업체 대표는 "환율이 높아질수록 고객사 입장에서는 달러 기반으로 거래되는 우리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일본 수출의 경우 현지에서 엔화로 판매되는 일본 업체 제품이 가격 면에서 더 유리하게 인식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고환율은 단기적인 지표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봐야 하고, 제조업 전반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인천 제조업 구조상 수출 효과보다 원가 부담으로 먼저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천지역 제조업체 상당수는 완제품 수출기업이 아니라 부품·중간재 업체"라며 "원자재 가격은 즉각 반영되는 반면 납품 단가는 계약 구조상 쉽게 올리기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은 선물환 거래 등으로 환율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여력이 부족해 환율 변동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전반에서는 이 같은 환율 리스크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수출기업보다 수입 의존 기업이 훨씬 많은 국내 중소기업 구조를 감안하면, 납품대금연동제 활성화와 원가 부담 완화에 초점을 둔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해윤·박예진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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