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홀리던 동네 문구점이 시든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교 앞에서 학용품부터 간식, 장난감까지 챙기던 동네 문구점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3일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 등록된 문구점은 현재 297곳이지만 조합에서는 실제로는 폐업했거나 사실상 영업을 접은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3일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 등록된 문구점은 현재 297곳이지만 조합에서는 실제로는 폐업했거나 사실상 영업을 접은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문구점은 매장 안이 조용했다. 공책과 필기구, 미술용품이 진열대를 채웠지만 손님 발길은 뜸했다.
연말인 12월은 새학기 수요가 집중되는 2~3월과 달리 원래 비수기지만 현장에서는 '계절 탓'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가 쌓였다는 반응도 나온다.
문구업계는 온라인 구매 확산과 함께 오프라인 소비 지형 변화도 부담으로 꼽는다. 생활용품을 한 번에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형 저가 유통채널이 늘면서 문구류 수요가 분산됐고 가격 경쟁에서 소형 점포가 밀리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인 문구점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인건비 부담이 적고 늦은 시간에도 이용 가능한 무인 매장이 늘자 기존 문구점은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문구점 주인 A(57)씨는 "연말엔 원래 손님이 많지 않지만 예전엔 학기 초라도 숨통이 트이는 시기가 있었다"며 "요즘은 필요한 게 생기면 동네 문구점보다 온라인으로 바로 해결하는 흐름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학교 학습준비물 구매 방식 변화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학습 준비물을 학교 단위로 일괄 구매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과거 학기 초마다 반복되던 '준비물 수요'가 학교 시스템 안으로 흡수됐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학교 인근 문구점이 맡아오던 역할과 매출 기반이 줄어들고 남은 수요도 일부 품목의 소량·수시 구매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동네 문구점은 즉시 구매가 가능하고 용도에 맞춰 필요한 물품을 추천해 주는 '맞춤 응대'가 강점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소비 패턴이 온라인·저가·무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이런 장점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2000년대 이후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져 왔다고 보고 있으며 단기간에 반전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 확대와 대형 저가 유통채널 확산, 무인 문구점 증가, 학생 수 감소가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경영 여건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며 "동네 문구점 감소는 계절적 비수기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